96패션계 결산-개인.그룹 콜렉션 십여회 마련

입력 1996-12-11 14:37:00

올해 지역 패션계는 대구를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부단한 '날갯짓'이 이어지면서 외형적으로는 성장곡선을 그렸으나 어느정도 내실을 다졌는지는 미지수이다.섬유업체들의 잇단 부도소식이 전반적인 경제위기로 전해졌지만 인간이 살아있는 한 영원한 첨단산업이 될 패션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대구의 새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그 어느해보다강하게 제기된 한해였다.

그러나 섬유산업과의 협력체제 미흡과 인식부족, 패션마케팅 전략 부재와 전문기구의 미비, 실속보다 전시효과에 치우친 기획 등 짚고 넘어가야할 과제를 많이 남긴채 해를 넘기게 됐다.올해 대구.경북지역에서는 프랑스 디자이너들을 초청하여 국제적인 무대를 마련한 제8회 대구콜렉션을 비롯해 복식조형협회 창립전, 디자이너 박동준 작품 25주년 기념 패션쇼와 패션사진 촬영대회 작품전, 디자이너 김선자씨의 뉴욕 프리미에르 콜렉션 참가와 스파쇼, 수원성 축조 2백주년기념 최복호 환경패션전, 대구패션아카데미 제7회 패션쇼, 직물과 패션의 만남, 대구패션협의회디자이너 5명이 출품한 제1회 경북콜렉션, 디자이너 천상두 첫 패션쇼, 한복패션쇼, 대학생 패션페스티벌 등 십여차례 이상 개인.그룹별 패션행사가 꼬리를 물면서 그 어느해보다 풍성한 장을펼쳤다.

"대구 콜렉션을 국제콜렉션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기획으로서 작년 아시아 디자이너 초청에 이어이번에 대구~서울~파리디자이너의 작품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데 다소의 어려움이있었다 하더라도 얻은 교훈은 많았다"는 복식조형협회 박화순회장(대구대교수.의류학)은 이제 행정.섬유업계.디자인계.연구자들이 합심해서 패션도시로 나아갈 기반조성과 인재양성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구콜렉션이 정기콜렉션으로 자리잡으려면 대형 바이어들인 백화점들이 판매분에 대한이익챙기기에서 벗어나 사입식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시민들이 패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한뒤 직물업체들의 텍스타일 전시회와 함께 매년 두차례(봄/여름, 가을/겨울) 정기적으로 열려야한다.

디자이너 김영만씨는 대구콜렉션을 비롯하여 무명디자이너들의 데뷔쇼, 대학생패션페스티벌 등을일정기간동안 한자리서 연달아 여는 '패션 주간'을 선정,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유롭게 디자인경쟁을 펼칠수 있는 마당으로 승화시켜보자는 논의도 활발한 한해였다고 들려준다. 이 패션 주간에는 대구의 특화산업이면서 패션과 무관하지 않은 안경.양산.안감.단추 등 각종 부자재전도 곁들여서 다양한 볼거리와 구매기회를 제공할 때 국내외 패션기자와 바이어들이 스스로 찾아들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이미 루이 14세때부터 '패션은 프랑스에 귀속돼야한다'는 방침아래 재정적인 지원과 격려를 계속, 오트튀트르나 프레타포르테가 독립적인 활동을 할 만큼 성장하였음을 상기할때 대구시는 아무리 패션분야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을 늘린다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대구패션조합은 지난 봄에 서건웅씨를 새 이사장을 선출했다.

'젊고 튀게' 개성적으로 입으려는 경향이 강해진 가운데 거리의 패션은 변형 군복풍(밀리터리룩) 물결로 넘쳐났으며 계절을 불문하고 오렌지색 연둣빛 등 강한 색상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부쩍 늘었다. 사이버룩의 영향으로 첨단 하이테크 소재나 광택나는 소재의 활용이 눈에 띄었으며겨울거리에는 인조털을 트리밍하거나 누빈 옷들이 강세이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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