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계산동에서 분식점을 하는 이순기씨(45·여)는 요즘 억장이 막힌다. 라면 팔고 김밥팔아 모은 알토란 같은 돈을 되찾을 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8년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그러나 1남1녀, 아이들을 잘 키워야한다는 마음에 이를악물었다. 그래서 차린 것이 10평 남짓한 분식점. 다행히 장사는 그럭저럭됐고 돈도 조금씩 모여갔다.
그러던 지난94년. 남편의 계원이면서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던 이모씨(47·북구노원2가)가 사정이급하다며 도움을 부탁했다. 이씨는 1천만원을 선뜻 빌려줬다.
몇달 뒤에는 분식점 주방아줌마 돈 1천4백만원까지 얻어 빌려주는 등 6개월만에 3천8백50만원을빌려줬다.
공증서 하나만 받아둔 채 원금은 커녕 이자 한푼 못 받으면서도 이씨는 '형편이 어렵겠거니'하며1년여를 기다려왔다. 그러던 지난8월. 채무자 이씨에게 돈을 떼인적이 있다는 그의 조카와 얘기를나누다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됐다. 공증서에 자신이 거꾸로 채무자로 돼 있었던 것.돈을 찾을 길이 막막해진 이씨는 지난9월 사기,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채무자 이씨를 북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제나 저제나 하며 기다린지 두달. 경찰의 통보를 받은 이씨는 하늘이 무너지는기분이었다. '피의자가 소재불명이므로 검거 때까지 기소중지한다'는 것이었다. 북구 노원동 자신의 집에 버젓이 살며 단란주점에 사출공장까지 갖고 있는 사람이 소재불명이라니."눈앞에 뻔히 보이는 범죄자를 못잡아 낸다면 우리처럼 힘없는 사람들은 어디서 보호 받나요" 분식점 한귀퉁이서 김밥을 말며 흘리는 이씨의 눈물이 가슴을 후볐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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