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낮은 공연 분파주의 여전

입력 1996-12-07 14:10:00

물밀듯이 밀려오는 유명 교향악단과 솔리스트들의 공연속에서 지역음악계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못한채 평년과 다름없는 한 해를 보냈다.

많은 연주자들이 의욕적인 활동을 벌였지만 평론의 부재와 자성부족으로 수준낮은 공연도 잇따랐고 시민들로부터 '볼만한 공연이 없다'는 불평을 듣기도 했다. 10개대학(전문대 포함)에 음악과가있어 서울 다음으로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연주회에 대한 고질적인 무관심으로 많은 공연들이 객석을 텅비운채 치러지는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올해 처음 실시한 대구시립오페라단 공연의 전석유료화는 3일동안 전석매진이라는 성과를거둬 작품성과 홍보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크고 작은 단체의 활발한 움직임 속에서 올해 지역음악계의 최대 관심사는 대구시향의 움직임이었다. 1년내내 지휘자 선임, 단원실기평정, 신입단원모집, 악장영입문제로 시달리면서도 대구시향은 뛰어난 음악적 결집력을 보이면서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1년 5개월간의 공백끝에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림스키 코르사코프 국립음악원 교수인 라빌마르티노프가 5대 상임지휘자로 취임했다. 그는 지휘봉을 잡은지 50일만인 4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전국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호평을 받음으로써 대구시향의 발전을 예고했다. 언어소통 장애와 문화적 관습차이, 행정적인 문제, 악장영입문제등으로 대구시와 심한 갈등을 보이면서 '재계약 포기의사'까지 밝히는등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단원 실기평정과 신입단원모집, 악장영입등으로 강력한 대구시향 조련에 나섰고 74명이던 단원을 95명으로 늘려 대편성, 교향곡 연주를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편 지역음악계는 올해도 몇가지 숙원과제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해 '구심점 만들기'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심각한 공연장부족에 시달리면서도 수성구 내환동의 제2문예회관 건립작업이 백지화된 데에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합창계의 오랜 분열 방치와작곡계의 분파주의 문제등에도 해결 노력을 보이지 않아 공동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해결노력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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