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송년회'로 불황 이긴다

입력 1996-12-04 15:50:00

이번주부터 송년회 시즌이 시작되었으나 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기업들이 '호화 송년회'를 자제, 호텔과 대형 요식업소의 연회장 예약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특히 최근 연쇄 부도 회오리에 말려든 섬유업체들은 송년회 예약을 취소하고 간단한 식사로 송년회를 대체하는등 소비성 송년회를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3일 대구와 경주 등지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맘때면 각종 송년 모임으로 연회장 예약이 끝났으나 올해는 불황 여파로 기업체 행사가 거의 없어 예약률이 30%% 이상 떨어졌다는 것.대구시 중구 하서동 금호호텔의 경우 지난해엔 지역 섬유.기계업체들이 대거 송년회를 열었으나올해는 동창회.계모임만 있을 뿐 기업체의 예약이 뜸하다.

남구 대명동 프린스호텔에도 송년회 절정기인 9~22일 사이 예약자는 대부분 학교 동기회나 계모임.가족모임이며 일부 기업은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동구의 뷔페신라는 연회장 예약이 지난해의 절반에 불과해 고객이었던 기업을 상대로 세일에 나섰으나 '돈 없다'는 대답을 듣고 있다.

경주 힐튼.현대호텔도 연말 예약률이 떨어져 울상이다.

현대호텔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송년회가 크게 준 것은 불황과 명퇴등으로 기업 분위기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라 풀이하며 "특히 대기업이 더 민감하다"고했다.

달성군 논공읍 중견 자동차부품업체인 평화산업 조준호상무(47)는 "송년회를 지난해에는 호텔에서 열었으나 올해는 음식점에서 절반가격에 치르기로 했다"고 했다.

섬유업계는 사정이 더 심각한데 견직물조합 한 관계자는 "호화 송년회 대신 저녁식사로 때우는업체가 많다"며 "호텔에서 송년회를 가질 업계 분위기가 안된다"고 전했다.

〈崔在王.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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