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폭탄테러 왜 일어나나

입력 1996-12-04 14:33:00

파리가 다시 테러 공포의 악몽속에 휩싸이고 있다.

파리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일부지역에서 지난해 7월 말부터 연말까지 연속된 테러가 올 들어 잠잠한 듯 했으나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12월에 들어 발생한 사건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아 가게 했다.

경찰은 지난 해의 일련의 사건 후 오랜 기간 수사를 통해 프랑스 남부 리옹을 중심으로 활약하던 회교원리주의자들을 범인으로 대량 검거해 테러세력을 뿌리 뽑았다고 발표했으나 이번 사건의수법 역시 지난번과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나 세력은 없으나 경찰관계자들은 가스통에 못과 너트볼트등을 이용해 만든 폭탄제조 수법이 지난해 7월25일 첫 폭탄테러인 파리 중심부 셍미셀 지하철역 테러사건과 흡사하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또 이후 발생한 오르세역및 개선문 부근 폭탄테러 사건도 같은 유형이란 것이다.당시 프랑스당국은 알제리 회교무장그룹(GIA)의 배후 관련에 초점을 맞춘바 있다.따라서 또 다른 회교 원리주의자 세력이 암약하면서 지난해와 같이 테러를 감행해 프랑스 사회의혼란과 불안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프랑스 남단의 코르시카섬 분리를 주장하는 코르시카 민족주의자들의 테러가 이곳에서 기승을 부렸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시각도 있다.코르시카 분리주의자들은 지난달 쥐페 총리의 정치적 근거지인 보르도시의 시청에까지 테러를 했다는 혐의를 받은바 있다.

어쨌든 프랑스정부의 입장으로는 현재 핵실험 알제리 총선등 지난해와 같은 프랑스를 둘러싼 뚜렷한 국내외적 이슈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이같은 테러가 발생한 점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테러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한 파리시민들의 정신적인 충격이다.앞으로 이들은 지난해와 같은 경찰당국의 불시 검문검색에 시달려야 하는데다 만약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 제2, 3의 테러가 발생한다면 더욱 큰 불안에 휩싸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파리.李東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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