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등 전문학자 9명 포르노 펴내

입력 1996-12-04 14:35:00

소설, 사진, 그림 등에 성적표현을 담은 이른바 에로문학 및 이미지를 뜻하는 '포르노그라피(Pornography-빨간책)의 발명'의 역사와 기능을 밝힌 책이 나와 독자의 시선을 끌고있다.펜실베이니아대학 석좌교수 린 헌트 등 전문학자 9명의 논문으로 엮은 '포르노그라피의 발명'(조한욱 옮김, 책세상펴냄)은 추잡하고 불경스런 책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시대상황에 따른 성의역사적 기능을 분석한 연구서.

1500년부터 1800년까지의 근세초 유럽에서 포르노그라피는 성의 충격을 이용하여 종교적.정치적권위를 비판히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기는 인쇄술과 유통이 발달한 저변에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성애장면, 풍만한나신을 표현한 작품을 남겨 포르노그라피의 개화기였다.

16세기와 17세기 초반까지는 포르노그라피가 상류층 남성들의 전유물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않았으나 18세기 들면서 중산층 및 하층민으로 확산되면서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탄압을 받기 시작한다.

근대자유사상가들은 왕실과 교회의 사회적 정치적 권위를 비판하고 심지어 전복시키는 수단으로포르노그라피를 활용, 역사적 의미를 덧붙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저자들은 프랑스혁명을 전후로 포르노그라피는 탈정치화 되기 시작했으며 성 자체를 목적으로 하거나 기존 도덕체계를 공격하는 방향으로 성격이 변화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포르노그라피의 고전으로 꼽히는 '16개체위'의 저자 피에트로 아레티노 등 유럽 각 국 도서관에소장된 16~19세기 도색화 50여점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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