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만능' 탈피 창의적 삶 필요

입력 1996-12-02 15:01:00

21세기는 '3F' 시대로 특징지워진다. 여성(Female) 감성(Feeling) 가상(Fiction)이 중요한 특성으로 부각될 21세기의 주인공으로 태양처럼 떠오를 여성들이 오늘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효성가톨릭대 한국여성문제연구소(소장 손덕수교수)는 물질문명과 전통적 가치관에 젖어 있는 현대인들의 세계관과 행동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기위해 이야기잔치(11월27일)를 열었다.'21세기를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한 이날 행사에서는 미래를 대비하는 특유의 공동체 생활양식을 개척하고 있는 양희규(경남 산청 간디농장) 양희창(대구 빈들교회 전도사) 차미경씨(아시아 모니터 센터)가 초청돼 참석자들에게 21세기를 열 마음의 열쇠를 하나씩 선물했다.철학박사학위를 찢어버리고 경남 산청에서 전인교육을 목표로 '간디농장'과 '숲속마을 작은 학교'을 열고 있는 양희규씨는 오늘날 국제사회의 이슈는 어떻게 하면 소비만능주의를 벗어나서 다음세대까지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느냐에 쏠려있다고 전한다. 그는 세계 26개국의 1백68개 생태마을들이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삶의 양식을 열기 위해 시도하고 있으며 이런 시도들이 인류사회의 새로운 지표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부랑자들과 함께 대구시 북구 침산동 빈들교회에서 생활하는 양희창전도사는 "우리에게 진정한행복은 무엇이냐"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통해 천민자본주의 대신 보살핌의 윤리·정의의 윤리·평등의 윤리 등을 심어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차미경씨는 준비된 삶을 살지 않으면 어떤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소비향락적인 생활을 즐기든지루하고 따분하기 마련이라면서 여성들이 우리 고유한 문화와 정신을 현대적인 양식에 담아내려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참석한 연사들은 하나같이 황금지상주의·입시광기·향락퇴폐산업 등 90년대 중후반 한국사회를특징짓는 모든 것들에 대한 불복종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인 최선영교수(효성가톨릭대·교육학)는 "과학기술의 질적인 변화로 영상시대가 열리면서 21세기의 사람들은 영상에 참여하여 경험함으로써 사고 느낌 감각 등으로 사물과 존재를 파악한다"면서 "앞으로 교육은 합리성에 강조를 두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 직관력 창의력에 주안점을 두게 된다"고 밝힌다. 따라서 21세기에는 누구가 누구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구조는 없어지고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면서 개인은 각기 자기가 책임지며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날 행사는 기존의 딱딱한 세미나 대신, 중간중간에 교수와 학생들의 우리옷 입기대회, 판소리한마당, 풍물놀이를 섞어 형식을 파괴했다.

〈崔美和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