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술계에서 진위(眞僞)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반 고흐의 유명한 풍경화 '오베르의 정원'이 오는 9일 파리의 조루주 V 호텔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그간 이 그림은 아이리스 블루, 스프링 그린, 골든 옐로우등의 색감이 고흐의 전형적 색채 그대로이긴 하지만 울타리, 지붕, 교회 뾰족탑의 추상적 원근법과 붓놀림이 고흐 특유의 사실주의 필치와는 거리가 멀고 그림의 스타일이 같은 기간에 그려진 그의 다른 풍경화와 일치되지 않는다고지적되곤 했다.
지난 92년에 이어 두번째로 경매에 부쳐지는 이 그림을 둘러싸고 파리 미술계에 진품논쟁이 가열된 것은 지난 여름 프랑스의 권위있는 미술평론가 장 마리 타세가 그림의 원소유자에 대한 이론을 제기하면서부터.
타세는 '오베르의 정원'이 1890년 자살할 때까지 고흐를 사로잡았던 창작열기에서 비롯된 작품이라는 세계 각국 고흐 연구자들의 견해를 반박, 그림의 원소유주가 알려진 대로 고흐의 처제가 아니라 유명화가들의 작품을 모사하는 2류 화가로 평가돼온 끌로드 에밀 슈페네커의 동생이었음을밝혀냈다고 주장한 것.
이에 대해 프랑스와 미국, 영국의 전문가들은 "모든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오베르의 정원'은 진품이 분명하다"는 반 고흐 미술관 큐레이터 시라르 반 호이그텐의 말에 동의하고 있으나 일단 그림의 명예가 손상된 것만은 틀림없다.
지난 89년 프랑스에 의해 국보급으로 분류된 이 그림은 4년전 실시된 첫 경매에서 불과 1천1백만달러에 낙찰, 매도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2천9백만 달러를 받아내기도 하는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그림 소유주의 사망으 로 결국 또다시 경매에 부쳐지게 됐다.그러나 '오베르의 정원'이 진품이든 아니든간에 정부가 경매의 마지막 단계에 개입, 최종 응찰가에 해당작품을 매입할 수 있게 돼있는 프랑스 현행법에 따라 정부에 의해 대략 1천만 달러 정도에 매입돼 미술관에 비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金辰洙 기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