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도산…'연말대란' 조짐"
지역경제의 양대축인 섬유와 건설업이 맥없이 내려앉고 있다. 중견업체의 연쇄도산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최근의 불황국면은 경기사이클과는 관계없이 지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에 기인한다는 분석. 특히 지역경제는 내년 하반기 국내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반전되더라도 예전의 활력을 되찾을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위기의 지역경제를 긴급진단해 본다.40여년간 지역에 뿌리내린 중견섬유업체인 원천산업마저 불황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쓰러지는 등 최근의 섬유업계 연쇄부도사태는 '연말대란'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또 건설업계도 한서사태이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으나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못하고 있다. 여기에 업계의 고질적 부조리인 대출커미션비리에 지역최대기업인 우방그룹이 연루돼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섬유업계는 원천산업의 부도피해가 5백여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심리적 위기감이 극도로 치닫고 있어 지난 85년 남선물산 도산사태 이후 지역섬유업계의 최대 부도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잇따른 섬유업체의 도산을 일부의 분석대로 구조조정단계로 보기에는 현재의 사태는 너무나 심각하고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자칫 지역섬유산업의 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올해들어 조합에 가입된 섬유업체 중 부도난 업체는 화섬직물업체가 16개, 모직물업체 2개, 염색가공업체가 12개 등 모두 30개. 문제는 이들중 상당수가 중견화섬직물업체로 이들의 부도는 원사메이커, 염색가공업체, 임하청 업체까지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 특히 업계 일부에서는 경영의욕을 상실한 업주들의 고의성 부도가 잇따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위기의 단초는 무엇보다 수출불황에서 찾을 수 있다. 작년하반기부터 수출시장에 한파가몰아쳐 올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수출물량은 작년보다 8.4%% 늘었지만 수출단가가 떨어져 수출금액은 5%% 줄었으며 지난달 들어서는 금액이 작년동기보다 30%% 줄었다. 이로 인한 채산성 악화는 무역금융에 의존해 온 원천산업, 성보, 이화염직 등 중견업체를 도산으로 몰고 갔다.24시간 3교대로 조업을 하던 제직업체들은 주문이 없어 화섬직물업체의 정상조업률은 74%%, 모직물은 68%%로 떨어졌으며 대구염색공단내 입주업체의 조업률은 60%%에 불과하다. 대경직물상사는 수출부진으로 재고물량이 급증, 총 4천7백여평규모의 3개 창고가 부족해 야적(野積)을 할 정도다.
직물업체 한 관계자는 "수출단가가 올 상반기보다 30%%나 떨어져 직기를 돌릴수록 되레 손해를보지만 매달 돌아오는 리스비, 대출금 이자, 임금 등을 지불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버텨가고있지만 결국 적자만 늘어나고 있다"고 밝힌다.
이와함께 비록 지역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우방의 대출커미션 연루파문에서 나타난 것처럼 지역기업의 불건전한 자금조달 관행도 '유사시' 기업이 '한칼'에 존망의 기로로 내몰릴 수 있다는취약성을 보여주고 있어 지역기업인들의 경영마인드 전환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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