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소설 '세리렌의 침묵' 61쇄 돌파

입력 1996-11-25 14:02:00

가르시아 모랄레스(51). 국내독자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유럽문단에서는 그를 스페인어권 최고의 현역 여성소설가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1945년 스페인 바다호스에서 출생, 마드리드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모랄레스는 85년 첫 소설 '남쪽'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다. 심도있는 주제의식과 빼어난 문체로 스페인문학계를 놀라게 한그는 첫 장편소설 '세이렌의 침묵'으로 스페인의 권위있는 헤롤드문학상과 한해동안 스페인어권에서 발표된 문학작품중 가장 우수한 작품에게 수여하는 이카로문학상을 잇따라 수상, 유럽문단에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낙양의 지가를 높인 장편소설 '세이렌의 침묵'은 그동안 61쇄를 거듭하며 스페인 초유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힌 작품. 낭만적 신비주의라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한그의 전작품이 곧 국내에 번역소개될 예정이어서 그 명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조의 바다요정 세이렌의 신화에 기초해 프란츠 카프카의 에세이에서 제목을 따온 '세이렌의 침묵'은 여성특유의 섬세한 감수성과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한 여인의 체험적 사랑이야기. 스페인 그라나다의 고산지역 알푸하라스의 오지마을을 배경으로, 두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 철학교수를 연모하는 내성적이고 고독한 주인공 엘사와 젊은 여교사 마리아가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엘사의 일기와 편지, 마리아와의 대화를 토대로 전개되는 이소설은 적확한 묘사와 서술로 낭만적 상상력을 증폭시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엘사가 경험한 무의식의 세계와 꿈, 상상과 환상, 침묵과 고독등 다루기 힘든 제재를 무리없이 풀어나가는 작가는한 남자에 대한 편향된 사랑의 광기와 비극적인 결말이라는 구도를 설정해 놓았지만 사랑에 대한진정성과 숭고미를 독자들에게 간접체험케 해준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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