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6-11-16 00:00:0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대한 우리국민의 인식을 대체로 장님 코끼리만지는 격(格)이라표현하면 지나칠까. 정부쪽만 OECD가입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한목소리를 낼뿐 민간쪽에선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인식의 혼란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과 관련분야의 실무자들도 가입에 따른이해(利害)를 확실히 모르는 것같아보이는 판에 일반인들이야 더욱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이미 OECD가입초청을 수락함으로써 국회비준만 남겨두게 됐다. 때문에 가입비준문제는국내정치문제일뿐 아니라 동시에 국제적 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가입이 싫든 좋든비준시한내에 냉철하게 따져봐야 하고 대비할 것은 미리 챙겨야할 시점에 놓였다. ▲그런데도 국민을 대신해 이 문제를 심의해야할 국회가 일정초장부터 파행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장이 OECD가입에 관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했지만 여야의 입씨름속에 안건조차 상정치 못했고 심지어 6개상위는 회의마저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여야가 이 문제를 차분히검토하기보다 격돌끝에 날치기통과하는 사태를 빚을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적으로 바보짓처럼보일 것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제2개방(開放)의 물결속에 방향도 모르고 떠내려갈 것같은 국민의처지가 안타깝다. 비준에 남은 시간을 소모적 정쟁으로 보내는 국회는 아무도 원치 않는다. 여당은 무조건 비준동의에만 매달리지 말고 야당은 이를 정략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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