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告訴

입력 1996-11-15 00:00:00

"재혼남편 상습폭행 '더참을수 없어 결심'"

잘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도저히 못 견디겠어요. 아무리 남편이지만 법대로 처벌해주세요지난13일 북부경찰서 형사계를 찾은 김모씨(42·여)는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한탄하며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91년 남편과 이혼한 뒤 다방을 경영하며 알뜰살뜰 돈을 모아왔다. 전남편이 키우고있는 두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김씨에게 불운의 만남 이 닥친 것은 지난 94년. 다방 손님이던 이정동씨(47)가 서로 외로우니 함께 살자 고 접근한 것.

김씨는 그해 8월 이씨와 재혼했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그 꿈은 얼마가지 않아 산산조각이 났다.

결혼 두달만에 회식장소에서 다른 남자 옆에 앉았다 는 이유로 남편 이씨로부터 코뼈가 부러지도록 폭행당한 것. 그후 남편의 폭행은 수시로 계속됐고 결혼 6개월만인 지난95년2월 임신을 하자애기는 필요없다 며 발로 배를 차는 등 마구 때렸다. 4월중순에는 목을 조르고 발로 마구 차는남편을 피해 도망가다 논두렁에 구르기까지 했고 7월에는 결국 폭행당해 유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폭행을 당하면서도 끝내 참아오던 김씨가 남편을 고소까지 하게 된 것은 자신의 식당을 빼앗으려든 때문. 김씨는 전 남편과 사이에 있는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재혼 후 빚까지 내 식당을 경영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 이씨는 지난10월 자신의 인감을 위조, 달서구청에 식당 양도양수계약서를 제출, 명의를 바꾸어 버렸다. 재혼하려고 보니 집도 제대로 없었지만 그래도 알뜰살뜰살면 잘 살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 이었지만 견디며 잘 살아보려던 한 여인의 깨어진 꿈이 형사계 사무실에 아프게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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