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急冷국회, 與黨이 성의를

입력 1996-11-13 00:00:00

국회가 또 삐꺽거리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2일 합동의원총회를 열고 제도개선 특위활동과 새해 예산안 처리를 연계키로 하는 한편 OECD 가입 비준동의안 처리저지를 결의한데 맞서신한국당이 비준동의안 처리 강행 방침을 재확인함으로써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지난8월 가까스로 개원된 국회는 그나마 순조롭게 운영되는 듯 하더니 11일 재개된 제도개선특위활동을 계기로 틈새가 벌어지기 시작, 과거에 흔히 그랬듯이 야당의 예산안연계처리 와 여당의강행 으로 맞물려 긴장 국면을 빚고 있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정치권이 화기롭게 정국을 풀어나가는 것은 항상 바람직하지만 특히 요즘처럼 나라 형편이 총체적으로 어려운 때 여야가 격돌한다는 것은 어떻게 해서라도 피해야한다는 생각이다.여야는 두달 남짓만의 정치관계법과 방송관련법안및 검.경중립화 법안을 제도개선특위에서 심의키로 약속 했었다.

그러나 막상 특위활동을 시작하면서 야당측이 검.경중립화법안등을 제안한데 반해 여당측은 아예법안을 제안조차 않은채 야당측 제안을 심의하겠다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 검.경중립화에는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던 것. 국민회의.자민련의 두 야당이 제안한 검.경 중립화 법안은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퇴임후 4년동안 임명직 공직에 앉을수 없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외에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에 다소 제한을 가하는 조항들로 돼 있어 크게 무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여당이 이 문제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선거때마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검.경의 중립화 문제를 개선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닐바에야 자신의 의견을 내놓지도 않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나 몰라라 하는 여당의 태도는 온당치가 못하다.

그런만큼 야당이 여당의 무성의와 개원당시의 약속 파기를 두고 반발하는 것을 나무랄수만도 없다.

그러나 예산안 연계처리및 OECD비준동의안 처리 저지등 초강경 대책으로 급선회한 야당쪽의 자세도 바람직한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소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으로서는 어쩔수 없이 한계를 느낄수밖에 없겠지만 국가예산안도검.경중립화 법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예산안은 그것대로 성실하게 심의해야될 별개의 문제이지 중립화 법안에 묶어 무더기로넘길 성질의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어쨌든 여당은 특위에 제도개선안부터 내놓는 성의를 보임으로써 긴장 국면을 풀어나가는 아량을보여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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