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등교육의 새로운 試圖

입력 1996-11-09 00:00:00

초중고교의 교사들 뿐만아니라 교육현실을 알고있는 학부모와 사회각계의 관심있는 인사들은 오늘의 비정상적인 교육현상에 대해 개탄해오면서도 그것을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치부해왔다.특히 중고교.대학의 교육이 바르게 서려면 초등교육부터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해온 것이다.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초등학생들을 학기말시험을 없애는등 시험의 공포에서 벗어나게하고 생활기록부도 현행 성취도평가(수우미양가)에서 탈피, 학습진행상황을 상세히 기록토록한 것은 대단히 주목받을만한 조치이며, 이같은 획기적 교육현장의 개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개선안가운데 학급담임이 1년마다 바뀜에 따라 학생들의 잠재력.소질을 제대로 파악할수 없어 최소한 2년동안 교사가 한 학급을 맡아 지도하게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뿐만아니라 학생들의 인성교육측면에서 도.농(都農)간에 교육교류도 가능케한 것은 농촌학생들의열등감 부채질등 부작용도 우려되나 농촌 삶의 현장을 일찍 관찰하게하는 측면에서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교원조직도 교무주임 학년주임등 사무관리중심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중심으로 바꿔야하는데 종래의 전통과 관습이 워낙 뿌리깊어 시범학교부터 선정, 예상되는 부작용등을없애면서 단계적으로 운용돼야할 것이다. 또 기초학력부진아에 대한 특별지도 문제인데, 이 문제는 전담강사를 채용, 특별지도케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초등교육 새물결운동 을 의미있게 받아들여 우리지역 뿐만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면서 몇가지 유의점을 지적코자 한다. 첫째는 반짝아이디어 로 유야무야되지 않게주도면밀한 세부계획과 부작용방지책을 마련해야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초등 3년이상의 정기시험을 없애고 담임교사 재량으로 수시시험으로 전환할 경우 학습에 관심이 큰 교사와 그렇지않은 교사에 따라 학습진도에 차이가 나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

두번째는 인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교육에 치중하기 위해선 말로만 해왔던 교사잡무의 완전추방등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검토돼야한다. 잡무처리를 위한 별도인력의 확보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세번째로는 학급담임 연장제인데, 담임교사가 2년아니라 6년내내 담임을 맡아도 교사와 학부모간의 바른 관계만 유지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몇몇 주도적인 학부모가 1년맡겨 마음에 들지않는다며 특정 교사를 선호하는등 학부모와 교사, 또 교사간에 불필요한 갈등과알력의 소지도 없지않을 것이다.

요컨대 어떠한 좋은제도와 규범도 그것에 참여하거나 관련되는 사람들의 공동 이해와 노력없이는효과를 거둘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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