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원로 도예가 김종희씨

입력 1996-11-07 14:23:00

내년이면 이곳에 자리를 잡은 지도 어언 50년째 접어들어. 그냥 흙 구하기 쉽고 장작 구하기편해 정착한 게 벌써…

합천군 가야면 구원리 강파도원(江波陶苑) 의 원로 도예가 김종희씨(76.전 계명대 미대 교수).27세때 지금의 작업장 터를 닦은 김씨는 한때 분쇄기 대신 수차(水車) 동력을 이용해 흙을 부수곤 했던 적도 있다며 멋적게 웃음짓는다.

가난을 피해 열셋의 어린 나이로 건너간 일본에서 당시 도예작업을 하던 친형을 따라 도예에 입문한 것이 그대로 평생의 업이 됐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지금은 장남(50)이 가업을 물려받아 생활도자기 제작을 맡고 있다. 계명대 교수인 차남 김주일씨도 도예가여서 도예 일가를 이룬 셈.

지금도 마음이 답답할 때면 가끔씩 작업을 하지. 욕심부릴 필요없이 쉬엄쉬엄 하다보면 마음이편안해져

평생 그릇 만드는 일외엔 한눈 한 번 팔아보지 않았다는 김씨는 숙련된 도예기술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작품에 대한 겸손함이 도공의 필수 덕목 임을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김씨의 작업장 곳곳엔 여러 묵객이 남기고 간 도예작품들과 함께 한결같은 정연함이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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