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再選과 韓國

입력 1996-11-06 14:48:00

"정책기조 연속성 유지 전망"

클린턴행정부의 경제분야 전략은 미국내 경제의 회복에 총력을 집중하면서 밖으로는 세계경제의 판도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전에서 클린턴진영은 미국의 현재 경제상태가 양호하며 이는지난 4년간의 경제정책이 그런대로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으나 내심 경제침체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경제가 결코 상승국면이 아니라는 사실은 미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올 3.4분기 경제지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기간동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2.2%%로 2.4분기(4.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최종 매출액은 0.3%%증가에 그쳐 93년 1.4분기이래 가장 저조했다.

또 소비지출은 0.4%%증가에 머물러 5년이래(91년 1분기)증가율이 가장 낮았으며 연결물가지수도 94년 2분기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한마디로 미다우존스평균지수가 사상최초로 6천포인트를 돌파하는등의 증시호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경제는 불안요인을 떨치지못하고 있는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클린턴행정부로서는 인플레 요인과 재정적자 감축, 복지예산확충, 실업률 낮추기등 국내적인 측면과 기업들의 경쟁력강화라는 대외적인 측면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중국의 경제상승세가 눈에 띌정도로 두드러지고 유럽연합(EU)등의 도전이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할때 실리의 극대화가 불가피하다는게 미국의계산이다.

때문에 미국은 지금까지는 쌍무간 혹은 다자간 무역협정을 제대로 이행하도록다른 나라들에 대해 촉구해왔으나 앞으로는 개방압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가 미개방공세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최근 미국의 무역진흥조정위원회는 한국을 포함한아시아국가를 10대 거대부상시장(BEMs)으로 선정, 환경 에너지 금융정보 의

료 수송등 6개 분야에 걸쳐 향후 5년간 수출을 현재보다 75%%이상 늘리겠다고발표했다.

이 발표가 아니더라도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무차별적인 통상압력의 수위를높여갈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적지 않다.

우선 통신분야의 경우 미국은 우리정부가 민간통신업자들에게 국내장비 사용을강요하고 장비규격에서도 국제기준을 따르지 않고 있다며 국내 시장선점을위한통상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통신시장규모는 오는 2000년이면 1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 된다고 보고 미업계는 이를 노리고 있는것이다.

통관검역제도도 압력의 대상이다. 미국은 우리의 제도가 비과학적인데다 국제기준에 맞지 않고 수입통관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미국산 수입자몽의 부패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됐던 이문제는 우리나라가 수입농

산물 통관검역제도를 대부분 손질했으며 나머지 개선안을 마련중이다.

자동차분야도 핫이슈가운데 하나이다, 미국은 수입차에 대한 국내장벽을 지적하고 관세인하와 자동차세의 차등제폐지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점을 들어 자

국이 월등하게 우위를 지키고 있는 보험과 은행, 증권등 금융서비스및 직접투자분야의 개방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우리로서는 통상압력및 시장개방 요구를 한층 강화한다는 미국의 기조에

따라 조준사격 의 표적 신세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外交·國防〉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으로 집권 2기를 맞은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대한(對韓)정책 기조는 연속성을 유지한다 는 것이다.

미 국무부측은 미 정부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과 유지해왔던 외교.통상관계를 변함없이 이어갈 것 이며 특히 한국과는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강력한 동맹관계가 계속될 것 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뒤 불과 1주일 후인 12일부터 2주일 동안 아시아국가 순방을 떠난다. 이 기간 중 클린턴대통령은 필리핀에서 열리는 APEC정상

회담에 참석한다. 재선 이후 첫 외국방문에서 클린턴대통령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비롯한 아.태(亞.太)지역 정상들과 회동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필리핀 APEC정상회담에서는 클린턴 대통령과 김영삼대통령 사이에

단독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그동안 두 정상 간에 다짐해왔던 대북한(對北韓)정책에서의 공조체제를 포함, 한미관계의 연속성 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앞서 윈스턴 로드 미국무부 동아태(東亞太)담당차관보는 다음주 중 공식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집권 2기를 맞은 클린턴 행정부의대(對)한반도 정책을 포함한 아태지역에 대한 정책이 종합적으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클린턴행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대북한정책에서 일종의 휴지(休止)상태에 있었다.

선거가 닥친 상황에서 북한에 의한 대남잠수함 침투사건, 보복위협 발언, 미사일 실험 준비 등 잇단 도발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클린턴 행정부는 이에대응하는 구체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은 채 더이상의 사태악화를 방지하는 응급처치 에 그쳤다.

이는 보브 돌 후보를 중심으로 한 공화당 측이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한정책을질질 끌려다니는 외교 라고 비난하며 실패한 외교정책의 표본으로 공격을 늦추지 않았던 이유가 컸다.

그러나 클린턴 재선이 확정된 상황에서 미정부의 대북정책은 그동안의 휴지상태를 벗어나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북한에대해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를 포함해 집권1기와는 다른 보다 강경한 조치가뒤따를 것으로 보여진다.

이같은 조짐은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클린턴대통령의 재선이 거의확실히 굳어진 시점에서 나온 미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의 발언에서 이미 나타났다. 이들 발언의 공통점은 미국은 필요한 경우 언제라도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 는 강성 이었다.

특히 선거를 코앞에 둔 지난달말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렸던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 여부에 대한 결정을

올 연말이나 내년 초 로 미뤄둔 것은 선거 실시 이후 대북정책의 재검토가 있을 것임을 충분히 예상케하는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집권1기와는 달리 안보정책에서 강성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가운데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라는 대북강경조치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 한국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 핵동결을 위한 대체연료 공급 과정에서 공화당 의회로부터의 견제로 클린턴 행정부가 관련 예산을 확보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미정부의 대북정책에 적잖은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특히 외교정책에서의 실패를 집중 공격해온 공화당측이 지난 예산협상 과정에서 한때 삭감을 시도한 바 있었던 대북한 중유공급 관련 예산에 다시한번 손을댈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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