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奇稿

"클린턴 再選과 對韓정책"

민주당의 빌 클린턴이 다시 승리했다.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대통령선거운동기간에 클린턴은 공화당의 보브 돌 후보로부터 몇차례 거센 도전을 받았다. 도전 가운데 하나는 클린턴 정부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한 비판이었다. 돌 후보는 특히 클린턴의 대북한 유화정책이 미국의 이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는 북한에 대해 핵동결을 대가로 어떤 지원을 약속한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목소리를높였다.

對北 유화정책 지속

클린턴은 돌 후보의 강경론에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 94년 핵동결과 경수로지원을 서로 약속한 북미 제네바협정은 북한의 행동을 예측가능한 것으로 만든옳은 정책이었다고 주장했다. 위험한 핵개발 계획은 국제적 사찰하에 동결되고있으며 모든 시설은 해체되도록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자신의 유화적 정책에 의해 세기의 부랑아 가 순치되었으며 그것은 자신의 외교적 치적이라고 했다.

공화당의 돌 후보는 북한을 고립시키는 봉쇄(containment) 정책을 주장한 반면,민주당의 클린턴은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한 포용(engagement) 정책을 제시했다. 북한을 설득하여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시키려는 클린턴의 대북정책 기조는 계속될 것이다. 북한이 세계체제의 보편적 규범을 수용하는 한 클린턴은지금 북한이 처하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북한체제를연착륙(soft landing) 시키는 정책을 지속하리라고 본다.

개척되어야 할 시장

그 이유는 첫째, 어떤 학자의 표현처럼 탈냉전시대의 미국은 북한을 더이상 봉쇄해야 할 적국 이 아니라 개척되어야 할 시장 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둘째, 탈냉전시대의 미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통해 궁극적으로 동북아시아 질서에서 자신의 힘을 강화, 유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역할 변화

탈냉전은 미국의 대한국 정책에도 일정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냉전시대에한국은 미국의 전진배치 전략에 따라 소련을 봉쇄하는 안보적 전초기지의 역할을 수행했다.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한 지금도 미국 중심의 동북아시아 질서 유지를 위해 기존의 틀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이 미국의 희망사항이다. 그러나여기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미국은 미군의 전진배치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 주한미군 감축,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 등 전략적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주한미군을 줄여왔으나 상당한 규모의 부대를 계속 유지하려는 것같다. 그대신 한국의 방위비 분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조정은 두가지다. 하나는 한미연합 지휘체계안에서의 역할 강화이다. 작전 통제권, 휴전협정관리등의 문제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주한미군의 구조및 역할개편이다.

세계 무역장벽 철폐

경제적 측면에서는 클린턴 정부의 한국에 대한 다각적인 압력 행사가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이미 클린턴은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선거유세에서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선되면 외국의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모든 무역협정에 어린이.노동자.공공안전.환경등을 보호하기 위한 표준을 포함시키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그리고 미국시장이 세계에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제품에 대해 세계시장을 개방하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냉전체제하에서 우리나라 외교는 그 목표와 방법이 분명하고 단순했다. 자본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의 그늘에서 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불가능하다. 미국은 과거와 달리 자국의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북한과직접적인 접촉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의 관계도 정치 군사적측면에서 조정이 필요한 사항이 늘어나고 있으며 경제적 마찰도 심각하게 일어난다. 클린턴 정부 2기가 시작되면 이런 것들은 한층 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것으로 생각한다.

오랜 동맹자로서 미국과의 관계를 확인하되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외교적 지렛대를 가져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영남대 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