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씨 '여유' 盧씨 '피로'대조"
○…최규하(崔圭夏) 전대통령 강제구인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4일의 공판에서 재판부는 최 전대통령의 2차 증인소환 불응에 대한 처리문제를우선적으로 거론.
권성(權誠)재판장은 오전재판을 개정한뒤 최규하증인이 2차 소환에 대한 불참계를제출했다 며검찰과 변호인측의 의견개진을 요청.
검찰과 변호인측은 이에대해 1차 소환불응때와 마찬가지로 임의 증언은 요구하지만 강제 증언을요구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들은뒤 강제구인을 하더라도 증언을 들을 수는 없게 됐다고 판단한다 며 강제 구인이 사실상 증인에게 처벌의 의미는 되지만 정당한 처벌의 방법이 아니므로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며 강제구인 포기를 결정.
재판부는 이어 최전대통령의 불출석에 정당한 사유가 없음을 설명한뒤 불출석증인에 대한 형사소송법상 처벌 규정을 적용, 상징적으로 최전대통령에게 과태료의 최고액인 10만원을 부과.○…이날 증인으로 나온 김진영(金振永) 전수경사 33경비단장은 검찰의 신문을 2차례나반박하고설명까지 곁들이는 등 육군참모총장까지 역임한 군사 전문가임을 과시.
김씨는 12.12당시 자신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으로 간 것은 단순한 출발 에 해당하는 것으로 작전목표를 가지고 이동하는 출동 과는 다른 것이라고 지적.
김씨는 또 검찰이 진도개 1 의 비상상황에서 즉각 부대복귀를 하지 않은 이유를 따져묻자 진도개 1 은 상황이 있을 경우 연대장 이상이면 누구나 발령할 수있는 것으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비상발령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 고 설명.
○…항소심 재판 시작이래 처음으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진술이 이루어져 관심을 끌었다.
전씨와 노씨의 진술은 이날 공판에서 증인신문이 모두 끝난뒤 피고인 보충신문이 진행됨에 따른것.
신문이 시작되기전 전씨는 당초 항소심에서는 답변을 하지 않기로 했었으나 대답을 하겠다 며간단히 물어달라 고 요구.
전씨는 이학봉(李鶴捧)피고인등에게 정승화(鄭昇和)총장 연행을 지시한 것과 연행 재가를 받기위해 총리공관에 이피고인을 데리고 간 사실 등을 허피고인에게 알려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알려주지 않았다 고 답변, 변호인측의 주장을 뒷받침해줬다.
전씨는 특히 12.12와 관련해 비서실장이 할 일이 없는 만큼 특별히 지시한 일이 없다 며 나는관계관 이외의 사람에게 중요사항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다 라고 자신의 성향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노씨는 자신의 변호인인 한영석(韓永錫)변호사의 신문에서 12.12당시 9사단 병력출동을 지시하기전 사전준비 지시를 내린 사실은 없다 고 밝혔다.
노씨는 또 당시 박동진(朴東鎭) 외무장관과 주영복(周永福) 국방장관에게 국보위 설치의 당위성을강한 어조로 따진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강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고 짤막하게 대답하고 80년5월25일 광주 재진입 작전이 논의된 육군참모총장 주최 육군회관 오찬 참석 여부와 관련, 잘 기억나지 않는다 고 답변.
○…정승화 전육참총장의 증인 신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황영시(黃永時).장세동(張世東).이학봉피고인등 3명은 즉각 정씨의 주장을 집중반박하고 나서 관심이 집중.
특히 당시 30경비단장이었던 장피고인은 10.26시해현장을 최초로 검증했다는 사실을 전제한 뒤정총장이 살인자 김재규(金載圭)와 함께 한 4시간동안의 행적을 미리 직속상관에게 알렸다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 이라고 강조.
장피고인은 정총장이 행적을 미리 밝혀 당시 김재규에게 이용당했는지 아니면 내란을 방조했는지 혹은 공모했는지가 규명된 상태였다면 오늘의 역사는 분명히 달라졌을 것으로 믿는다 고 덧붙인 뒤 더욱이 박대통령 시신이 안치된 날 슬픔에 안기기 보다는 군의 정치개입 불가를 천명하는등 순서가 뒤바뀐 비상식적 행동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 정총장의 내란방조 혐의를 강조.한편 황영시피고인도 육참총장은 자신의 직속상관인 국방장관과 대통령의 승용차에만 동승할 수있을 뿐 중정부장 차에는 동승하지 않도록 돼있다 며 이는 통수계통에 의한 통신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정총장의 행위는 50년 군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이라고 반박.
또한 당시 정총장 내란방조 혐의를 수사했던 이학봉피고인은 시해직후 정총장이 범인을 차지철경호실장이었다고 생각했다면 누구에게도 그같은 사실을 묻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청와대를 포위한 것은 이해못할 일 이라며 혹시 정총장은 당시 이제 대권은 김재규에게 있으니 청와대를 우선 포위하겠다 고 생각한 것 아니냐 고 반격.
○…이날 공판은 오전 9시30분에 시작돼 밤 10시35분께 종료, 1심과 항소심 통틀어 최장재판으로기록됐다.
13시간이 넘는 마라톤 심리가 계속되자 재판부를 비롯해 피고인,검찰및 변호인들이 모두 지친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으나 방청객 30여명은 끝까지 재판을 지켜봐 눈길.
재판부는 이날 오후 9시부터 시작된 정호용(鄭鎬溶).박준병(朴俊炳)피고인의 증인신문에서는 전두환.노태우씨 등 피고인 14명을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배려.
전피고인은 휴식을 마치고 법정에 들어서면서 양손을 들어올려 머리를 쓰다듬으며 활짝 웃어보이는 등 여유있는 표정을 짓기도.
○…노태우피고인은 장시간의 재판에 지친듯 박준병피고인측 변호인 신정철(申正澈)변호사가 노피고인이 박준병피고인보다 선배지요 라고 묻자 몰라서 묻습니까 라며 신경질적으로 응답.또 12.12당시 최세창(崔世昌)피고인등의 경복궁 모임후 귀가 시간을 묻자 질문의 뜻을 이해못하겠다 며 무성의하게 답변하기도.
이에 재판장은 신문을 마친 뒤 노피고인에게 무성의한 답변을 자제할 것을 주문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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