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농업대상]星州 송외익씨

입력 1996-11-05 00:00:00

"버려진 땅 3만坪을 [황금들녘]으로"

나라에서 이같이 큰상을 준다니 정말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묵묵히 따라준 농아 장애인인 여동생 부부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송외익씨(42.성주군 초전면 고산리 363).

송씨는 농민의 날인 11일 올해 정부의 쌀산업종합발전시책 유공자로 내정돼 산업포장과 농협중앙회의 자랑스런 농업대상 수상자로 뽑혀 상복이 터지는 영광을 안았다.

현재 송씨는 내 땅이라고는 단 한뼘도 없는 처지다. 특히 농민후계자니 쌀전업농등 정부의 막대한 지원하에 육성돼 오고 있는 전형적인 농사꾼은 더더욱 아니다.

송씨는 올들어 남이 버려놓은 산간오지 휴경지 3만여평(1백50마지기)에 벼를 심어 조수입 5천여만원의 황금들녘을 일궈낸 장본인.

농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에서라도 받아봄직한 농업인 최고의 자리에 우뚝선 송씨의 기구한사연은 열아홉살 나던해인 지난73년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궁핍한 집안의 맏이였던 송씨는 이곳 초전중학교를 갓 졸업하고 기울대로 기운 가정을 일으켜 세운다는 일념으로 무일푼인채 대구를 비롯한 타향객지길로 떠돌게 된다.

청운의 꿈을 이루기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건실한 건축업체를 키워냈지만 지난91년 동업자의 사기에 휘말려 본전은 커녕 빚더미에 올라 알거지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실의에 빠져 술로보낸 허송세월을 1년만에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의성에서 날품팔이로 전전하던 부부 농아인여동생과 매제를 설득시켜 끌어들이게됐다.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보기도 하고 온갖 손짓발짓을 다하는 어려움을겪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수화를 익혀 척척 일손이 맞아 하루일이 거뜬하단다.송씨는 막상 내땅 한평이 없는 마당에 무슨수로 농사를 짓겠느냐 며 막막했지만 군으로 면으로뛰어다니며 7~8년 씩이나 묵은 휴경지를 구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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