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 동상 건립 박차

입력 1996-11-02 14:34:00

"심각한 경제난 불구, 막대한 자금 투자"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 막대한 자금을 들여 김일성 동상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현재 평양을 비롯, 북한 전역에 세워져있는 김일성 동상은 70여개. 석고상, 흉상까지 합치면 무려5만8천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김일성정치대학에 건립된 김일성 입상은 현재 북한군 정규복 차림인 대원수복을 입은 첫번째 김일성 동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대부분의 김일성 동상 및 흉상은 인민복 차림이거나 김일성이 빨치산시절에 입었다는 군복차림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김일성 동상을 건립하기 위해 김정일이 관리하는 비자금 주석펀드 (주석 자금)에서 수십억 달러를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일성 사망 이후에도 김정일의 효심을 부각시키고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선전을 위해 각종 책자 발간 및 동상 제작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

김정일이 건립한 김일성 동상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평양 만수대 언덕위 조선혁명박물관 앞에 세워진 높이 23m의 동상. 북한은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이 동상에 70㎏의 금을 입혔다가 중국 등주변 국가로부터 비난이 일자 금색은 햇빛에 너무 번쩍이므로 좋지 않다 는 이유를 내세워 금박을 모두 벗겨냈다.

지난 95년에는 남미의 가이아나에서 김일성 동상 건립문제로 여.야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친북단체인 가이아나 김일성 주체사상위원회가 조지타운 산책공원안에 김일성 동상을 세우겠다는 신청서를 내자 시의회가 이를 승인하고 나선 것. 그러나 야당 인민국가회의(PNC) 의원들은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이며 유래를 찾아볼수 없는 독재자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국가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강력히 반대, 결국 무산됐다.

최근 식량난이 악화되면서 김일성 동상 및 초상화가 주민들에 의해 훼손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91년 10월 신의주에서는 시 중앙광장에 설치된 김일성 동상의 팔이 잘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김일성 사망직후인 94년 12월에는 신의주 낙원동 소재 낙원기계공장 앞의 김일성 대형 초상화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소실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