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관계 클린턴 재선후 더욱 악화

입력 1996-11-01 14:31:00

"아시안WSJ 보도"

북한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마찰을 빚은 한국과 미국 양국 관계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다음주선거에서 재선될 경우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홍콩 영자지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이 31일 전망했다.

이 신문은 이날 도쿄와 서울발 기사에서 미국측 소식통들을 인용, 미행정부는클린턴 대통령이 재선되는 대로 한국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민주.뉴멕시코)을 단장으로 한고위 대표단을 대통령 특사로 평양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행정부가 대통령 특사자격의 대표단을 평양에 파견할 경우 이것은 미-북관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 된다.

북한측이 무장 공비 침투 사건에 대해 한국에 사과를 하지 않고 4자간 회담도 수락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고위대표단이 평양에 파견된다면 이를 막을 길이 없는 한국정부의 대미 감정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행정부는 당초 6주전 대표단을 평양에 파견할 계획이었으나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이에 대한 미국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한-미관계가 악화되고 보브 돌 공화당 후보진영이 이를 선거쟁점화 할것을 우려, 잠정적으로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바 있는 리처드슨 의원이 이끌 대표단은 북한 방문기간중 평양측에 한반도 4자간 회담제의를 수락할 것을 촉구하고 대신 그 대가로 △미-북한간 항공협정 체결 등 대북경제제재 완화 △미국무부와 북한간의 고위관리 회담을 제의할 계획이라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대표단은 특히 미-북한간 관계정상화의 첫 디딤돌로 미국관리 2명의 북한상주를 제의할 복안도갖고 있으며 한국에서 사살된 북한 무장공비의 시신송환 문제와 북한에 스파이 혐의로 억류중인미국인 송환문제도 의제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남북한 관계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도모할 경우 이는 북한에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는 책략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동시에 북한은 한국에 더욱 호전적으로 나오면서 이를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미대표단의 방북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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