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崔씨는 枸引앞서 진실을

입력 1996-11-01 00:00:00

12.12및 5.18사건 항소심재판부는 최규하전(前)대통령의 증인신문관철을 위해 강제구인(拘引)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증언거부로 일관해온 최전(前)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결론적으로 말해 최전(前)대통령은 이사건의 중요성과 역사의 진실을 밝힌다는 대국적차원에서도항소심에선 입을 열어야 한다. 이건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그가 증언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통령이 재임중 직무상의 사안을 공개하는건 나쁜 선례를 남긴다 는 논리는 이 사건에 관한한 이제 설득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이 사건은 우리 현대사에 비극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이미 전.노 두 전직대통령이 1심에서 사형과장기형을 선고받은 터이고 두 전직대통령의 실체가 완전히 벗겨진 마당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전대통령이 단지 대통령 재임중 사안이라는 이유만으로 더이상 증언을 거부할 명분은 상대적으로희박해진 것이다.

또 이번사건은 역사의 장 으로 묻어뒀다가 후세의 역사심판에 맡기자던 당초의 여론이 위헌시비까지 있었던 특별법까지 제정해가며 실체적 진실규명쪽으로 반전된 것이다. 따라서 최전대통령의증언거부는 더더욱 대의명분이나 당위성을 잃고 있는 국면이다.

이같은 재판외적 요인외에 이사건 주요 피고인들에 대한 유.무죄판단의 가장 핵심적인 단서가 바로 최전대통령의 증언에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이를 피할 수는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1심에서 정황증거만으로 판결했던 이 사건의 핵심요소인 정승화 당시 육참총장의 연행재가경위와최전대통령의 하야경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바로 최전대통령만이 유일하게 밝힐 수 있는 중대사안이다. 또 이 두가지의 실체적진실은 이사건 자체의 원천적인 성격을 확정지을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다시말해 이 사건에서 역사바로세우기의 큰 줄기가 최전대통령의 증언여하에 따라달리 할 수도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전.노 두전직대통령의 유.무죄판단은 물론 양형결정에도 결정적 기초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때 최전대통령은 사실심으로선 마지막인 항소심의 결심공판이임박한 시점에서 이젠 지금까지의 고집을 버리고 사실대로 역사의 진실을 밝히면서 그의 소신도함께 피력하는게 순리이다.

항소심재판부가 최전대통령의 증언이 없는 재판을 종결했을 때 누가 이 재판을 끝냈다고 하겠느냐며 이 사건에 임하는 비장한 각오로 봐 강제구인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비춘 마당이다. 만약 최전대통령이 강제구인 절차에 의해 법정에 서게 된다면 그 자체도 국민들이 원치 않는 수모가 아닌가. 따라서 최전대통령은 모든 걸 훌훌 털고 빈마음으로 스스로 증언대에 서서 진실을 있는 그대로 털어 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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