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헌론 불끄기]

입력 1996-10-29 00:00:00

"더 늦었다간 政局苦戰"

정치권 일각에서 개헌론 이 확산되자 여권이 본격적인 진화에 착수했다.신한국당 이홍구(李洪九)대표는 28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당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누차 임기중 개헌은 없다고 밝혔다면서 지금 개헌 계획이 전혀 없음을 확언하겠다 고 밝혔다.

국가적 과제도 많고 민주주의의 제도화도 진행중인 만큼 현재로서는 개헌논의가 불필요하다는게 이대표 발언의 요지.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도 여러군데서 개헌추측이 나오고 표현상 다른 해석의여지가있는 발언들이 있어 우리당의 입장을 재천명할 필요가 있다 면서 개헌을 고려하지 않는다는게 우리당의 확고한 방침 이라고 개헌불가입장을 분명히했다.

총리실도 이날 오후 자료를 통해 이수성(李壽成)국무총리가 지난 25일 국회정치분야대정부질문에서 내각제를 언급한 것은 내각제개헌 불가입장을 완곡하게 강조하기 위한 것 이라고 공식해명했다.

총리실은 자료에서 이총리는 대통령께서 임기중 개헌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여러차례 밝힌바 있으며, 총리 개인으로서도 잦은 개헌은 여러 측면에서 바람직하지않다고 생각한다 고 답변, 대통령임기중 개헌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밝혔다.

총리실은 특히 이총리가 28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내각제발언의 진의를 직접 해명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개헌론의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여권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당정이 이처럼 한목소리로 개헌불가 방침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정치권일각에서 개헌론 이 확산되면서 예상외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의 대통령중임제 개헌론, 이홍구대표의 5년은 짧다 발언, 이총리의 내각제가 탈출구가 될수도 있다 발언이 잇따르면서 여당 의원들사이에서조차 뭔가 있는게 아니냐 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은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 내년초 대란설 까지 나돌고 있는 점을 중시, 개헌논쟁을 더이상 방치했다가는 집권후반기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정이 이날 개헌불가 방침을 천명하게 된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서 여권핵심부의 강한 의지 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강총장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 앞서 모종의 지침 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침의 내용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나돌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 당정이 왜 좀더 분명하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느냐는 질책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당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이같은 해명은 그러나 정부여당이 한때나마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의 협조 를 기대했던 점까지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총리가 김총재와 골프회동을 한데이어 사견(私見)이나마 국회라는 공식석상에서 내각제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발언한 것은 김총재를 의식한배려 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다만 개헌론이 더이상 확산될 경우 김총재의 협조라는 순기능보다는 국정수행의 차질이라는 역기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 분명한 입장을 천명하게 된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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