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명암-안전성

입력 1996-10-24 15:34:00

"치안 사각지대…밤길이 무섭다"

신도시가 안고 있는 불편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신도시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무엇보다 치안문제다. 최근 건설된 대규모 아파트단지엔 한결같이 파출소가 1개뿐이다. 상주인구 5만~10만명에 파출소 직원은 20명안팎. 기하급수적으로늘어나는 치안수요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 다.

성서주공아파트 우영주씨(31.여)는 밤이면 주변 포장마차에서 싸움이 잦고 오토바이 폭주족에,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많이 다녀 무섭다 며 어두워지면 애들은 물론 어른들도 통행을 삼간다 고 말했다.

관할 인구 6만5천명에 직원은 19명에 불과해 기본업무에 치이다 보면 예방치

안은 꿈도 못 꿉니다. 아파트단지-공단지역-계명대 등 맡고 있는 지역이 워낙넓어 인사이동될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관할 성서파출소 직원의 하소연이다.

관할인구 8만명을 넘은 고산파출소는 시지지역에 유일한 파출소. 조만간 파출소가 신설된다지만 직원들조차 그때가 언제인지 모른다. 칠곡 1지구와 2지구도모두 칠곡파출소가 맡고 있다. 3지구가 조성중이지만 파출소가 신설될 계획은여전히 없다. 20명의 직원이 책임져야 할 인구는 무려 8만3천명.

신도시의 소방문제는 아직 미지수다.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대형화재가 일어난일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아파트마다 스프링클러등 화재진압장비가 잘 비치돼 있고 상가 등에 비해 내장재가 적어 큰 불이 날가능성은 적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형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란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아파트마다 소방차 전용주차구간이 있지만 주민들의 차량이 빽빽이 채우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단지에 불이 나도 소방차가 전혀 접근할 수 없다. 진화장비역시 대구 전역에 소방헬기 1대, 10층 정도까지 올라가는 고가사다리차 4대,6~7층까지 이르는 굴절차 6대에 불과하다. 큰 불이 날 경우 지금의 장비는 무용지물이란 얘기다.

소방시설 부족도 큰 문제. 칠곡의 경우 인구 15만을 넘어섰으나 인근 소방파출소는 2개 뿐. 불이 커질 경우 북부나 서부소방서에서 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팔달교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조기진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지지구는 인근에고산소방파출소 하나 뿐인데다 지원할 소방파출소도 신일전문대 부근 만촌소방파출소 뿐이다. 대곡지구 역시 내년까지 7만6천여명이 입주할 예정이지만 주위에 소방파출소가 없다. 가까운 송현, 화원파출소도 1㎞이상 떨어져 있다.

소방파출소가 있다해도 직원이 11~13명이 2개조로 근무하는데다 진화장비도 펌프차 1대, 물탱크차 1대 뿐이어서 대형화재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