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시민 인터뷰

입력 1996-10-21 00:00:00

"[대구]기억할 수 있는 좋은 기회"

한국에 와서 처음 보는 축제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캐나다인 세인 제라드씨(26)는 영어학원 강사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이름조차 낯선 대구에 온지석달밖에 안됐다.

학원에 있는 한국인 친구들은 부끄럼이 많고 말도 잘하지 않는데 축제에 온 사람들은 모두 활기차 보입니다

제라드씨는 달구벌 의 뜻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이란 낯선 땅에도 축제(Festival)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축제에 관한 정보는 없었어요. 축제만큼 그 나라에 대해서 많이 알수 있는 기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라드씨는 대구라는 도시를 기억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며 기뻐했다.

달구벌 축제에서 힘을 느꼈습니다. 특히 꽹과리 소리는 저절로 흥이 나게해 감동을 받았습니다일본 히로시마 예능단 파사라(破沙羅)의 단원 기무라 아카네씨(24.여). 북을 능숙하게 다루는 그녀는 대구에 차가 많아 놀랐다 며 친근한 사람들이 사는 대구에 다음에 또 오고싶다 고 했다.파사라의 요시하라 타츠야(吉原達也.26단장)은 달구벌 축제에 히로시마의 사랑을 가져왔다 며대구와 히로시마의 우정이 굳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고 덧붙였다.

말로만 듣던 달구벌 축제를 이번에 처음 와보게 됐어요

경남 울산에 사는 최현정씨(24)는 친구와 함께 축제 구경을 왔다.

울산에도 처용문화제 라는 행사가 있는데 달구벌 축제만큼 규모가 크지도 않고 내용도 다채롭지 못합니다. 이런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대구시민들이 부럽습니다

하지만 최씨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아직 시가 만들어놓은 행사에 시민들이 찾아와 지켜보는 수준이라는 인상입니다. 이 큰 거리를막아놓고 축제를 열었지만 정작 시민들이 아무 부담없이 자랑거리를 내보일 곳은 없는 것 같아요최씨는 내년에도 다시 찾아올 것을 약속했다. 내년에 열리는 축제에서는 달구벌 만의 독특한멋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덧붙였다.

자매도시인 대구에서 공연기회를 갖게돼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중국 청도(靑島)시의 여자 고악단 한수분(韓秀芬.26.여)는 거리퍼레이드 도중 누구보다 흥겨운 모습이었다. 구경꾼들이 즐거워해 신나게 공연했다 는 그녀는 달구벌축제에 대해 힘있고 화려하고시끌시끌한 축제 라고 평했다.

그녀는 대구시민들이 친절하고 정이 많은 것 같다 며 청도의 국제 맥주축제때 대구 시민들을초대하고 싶다 고 말했다.

15명으로 구성된 청도 여자고악단은 중국 유일의 여자 고악단으로 명성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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