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曜칼럼-世風

입력 1996-10-17 00:00:00

"新世紀의 新世代"

최근 서울의 어느대학신문에 복도에서 부딪쳐도 인사는 커녕 비켜주지도 않고버티는 학생들과 시시비비를 따지는게 두려워 의도적으로 길 왼편으로 비켜 걷는다 는 교수의 글이 실려 있었다. 이 글로 미뤄보면 이미 스승과 제자사이에예절이 무너진것은 물론이고 어느새 스승에 있어 제자는 두려움 의 대상으로돼버렸다는 것을 알수있다.

어찌 대학에서만의 문제이겠는가. 일반사회에서도 기성세대에 있어 젊은이는어느덧 기피의 대상에서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해버렸음을 부인할수는 없게된상황이다.

原始사회로의 回歸

요즘 신세대 문제가 논의될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중의 하나가 젊은이들의 잘못에 대해 교직자나 어른들이 꾸짖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이라는 비판의 소리이다. 그러나 몇몇 소신파(所信派)어른을 제외하고는 모두 젊은이들의 잘못에 대해서 침묵을 지킨다. 젊은이에게 충고를 했다가 봉변을 당한 경험이 있거나 또는 봉변을 당했다는 매스컴의 보도를 보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10대의 난폭오토바이 운전을 말리던 20대가 맞아죽은 사건을 보면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

지난 5월에 이런 일도 있었다. 대구시 수성구 상동교 동쪽 네거리에서 필자가직접 목격한 일이다.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오자 어느 60대 남자가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때 밀려있던 승용차 한대가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건너갔다.그러자 길을 건너던 60대 남자가 차를 가볍게 손으로 치면서 왜 사람이 건너고있는데 차를 몰고 가느냐고 나무랐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승용차를 몰고가던 20대초반의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왜 차를 차느냐며 그대로 주먹으로 60대 남자를 쳐버리는 것이었다. 차를 불법운행(不法運行)한것은잘못이 아니고 차를 손으로 치며 훈계한 것만 잘못이 돼 버리는 것이었다.

젊은이의 잘못을 나무라다가 손자뻘의 젊은이에게 60대의 남자가 당한 그날은공교롭게도 5월8일 어버이날이었다.

원시사회라는 게 뭔가. 법과 정의보다는 힘이 제일인 곳이 아닌가. 이런 관점만으로 본다면 분명 지금 우리사회는 원시사회같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법이 통하지 않고 있는 어느 수준까지는 분명 이런 원시적인 요소가 남아있는것이다. 예의는 시체(時體)에 따라 바뀌므로 지키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법(法)과 정의(正義)만이라도 지켜달라 어느 쉰세대 의 고언(苦言)을 신세대 는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너무도 利己的인…

요즘 신세대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자유분방하고 개성적이며 합리적이라고하는가 하면 무절제하고 이기적이며 몰염치하다고도 한다. 그리고 신세대라고해도 10대의 X세대가 다르고 20대의 신세대나 30대의 모래시계세대 또한 조금씩 서로 다르다.

그러나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모두가 이기적이라는 점과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일도 있었다. 몇년전 지하철 공사가 시작되기 전의 반월당 네거리에서였다. 횡단보도의 파란불이 거의 꺼져 갈때쯤 한 신세대가 건너기 시작했다. 당연히 중간쯤에서 신호가 바뀌었다. 그래도 젊은이는 기다리고 있던 많은 차들을 막으면서 자기는 파란신호때 출발했다는 제스처를 쓰면서 일부러 천천히 걸어 길을 건너는 것이었다.

교통신호는 법이전에 하나의 공동체의 약속이라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행동이다. 남이야 어떻든 나만 건너면 되고 또 그 기준은 나인 것이다. 이 얼마나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인가. 물론 일부 젊은이의 행위이기는 하지만….이런 행위를 개성적이라고 우길는지 모르지만 이는 분명 이기적이지 개성적인것은 아닌 것이다.

기준은 法과 正義

산업화시대가 끝나고 정보화시대가 시작되는 그야말로 새로운 천년(千年)의 입구에 서 있다. 따라서 기존의 가치나 질서 그리고 문화등은 새로운 질서의 창조를 위해 어차피 파괴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따라서 기성세대인 쉰세대는 자신의 가치나 양식을 강요할수는 없다. 또 예의나 관습도 옛것을 그대로 지켜야한다고 우겨서도 안된다.

모두가 필연의 법칙에 따라 흐르고 결정되어질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창조적 파괴가 진행된다고 해도 반드시 지켜져야할 선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법과 질서 그리고 정의인 것이다. 예를 들어 끼어들기라는불법을 하면 개인의 효율은 높아질지 몰라도 공동체 전체의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사회는 개인우위의 사회다. 따라서 앞으로는 개인의 책임 또한 어느때보다 무거워지게 된다. 이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오피니언리더들은 젊은이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입시교육에 혹은 사회의 타락에 떠넘기지 말고 젊은이 자신이 져야한다는 것을 강조해야한다.

논란이 있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잘못에 대한 책임은 사회적 요소보다는 자신의요소가 더 많다는 것이 더 우위에 서 있는 이론이기 때문이다.

〈본사 심의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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