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살림, 상상비평총서 기획

입력 1996-10-16 14:08:00

"'소설 중독''진정 너머의 세계'…"일반독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문학평론서에도 파격 바람이 일고 있다. 계간문예지 상상 으로 긍정과 부정의 엇갈린 평가를 받아온 도서출판 살림이 최근 상상비평총서를 기획, 새로운 비평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 총서는 소수가 보는 두껍고 비싼 책이라는 낙인을 거부하고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이 시대 문학이 안고 있는 고민들을 독자의 입장에서풀어가는 새로운 비평을 담은 책을 지향하고 있다. 먼저 책 형식면에서 2백쪽내외의 분량과 여유있는 편집, 3천원대의 가격이 눈길을 끈다. 또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서구의 이론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로 새로운비평의 필요성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까지 비평계가 고급문학-대중문학의 엄격한 분절, 교조적 엄숙주의로 대중성을 잃어가고 있다는게 출판사의 시각. 때문에 한국문학비평의 새로운 탈출구모색을 취지로 기획한 이 총서는 서구 비평이론을 마치 모범답안이나 신주처럼여기는 비평계와 문단의 고집을 거부한다.

살림은 총서 첫 시리즈로 김탁환씨의 평론집 소설중독 진정성 너머의 세계와 정재서씨의 동양적인 것의 슬픔 을 각각 내놓았다. 김탁환씨는 소설중독에서 소설가, 비평가, 독자의 관계를 고찰하고 각자의 자리찾기를 시도, 문학의새로운 판도를 지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평과 비평가 자신에 대한 적나라한 반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새로운 형태의 비평으로 눈길을 끈다. 또 동양학분야에서 독특한 문법을 제시해온 정재서씨(이화여대 교수)는 서구의 동양지배론인 오리엔탈리즘의 문제를 중국문학 특히 소설론의 차원에서 다루는 한편 새로운 비평 패러다임에 의한 문학작품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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