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국정감사-특별교부세 공개 攻防

입력 1996-10-03 15:07:00

"李지사 버티기 '판정승'"

2일 국회 내무위의 경북도 국감에서 최대 논란을 빚은 사안은 특별교부세 내역공개 문제였다.

야당, 특히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은 도내 23개 시.군별 교부세 배정내역을 상세히 밝히라고 집요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의근(李義根)지사는 올해 10개 시-3백19억원, 13개 군-1백59억원을받았으나 특별교부세 자체의 특성과 관례에 비춰 시.군별 내역은 공개하지 못하겠다고 맞섰다.

특별교부세는 재해구호 도시계획 등 특별한 수요를 충당시키기 위해 내무부가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예산으로, 각 시.군이 받는 내역은 밝히지않고 있다. 일반교부세와는 달리 뚜렷한 지급기준도 없는 것으로 알려진 돈이다.

전날 격전 을 치렀던 대구시와는 달리 평온하게 진행돼온 국감장은 이지사의자료공개 거부로 당장 험악해졌다.

먼저 추미애(秋美愛.국민회의.서울 광진을)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내무부가 지방자치단체 통제수단으로 특별교부세를 악용하고 있어 이를 파헤치고자 세부내역을 요구했는데 관례를 핑계삼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고 공격했다.

내역을 공개하면 시.군 주민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답변도 물고 늘어졌다. 주민무서워 못 밝힌다는 것이야말로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자세라고 질타한 것.

이기문(李基文.국민회의.인천 계양 강화갑)의원은 내무부장관 혼자 배정액을결정하는 전횡을 없애려면 시.군별 내역공개가 꼭 필요하다 며 이지사를 부추겼다.

특히 지난해 특별교부세를 가장 많이 받은 곳이 경북인데 이때문에 그러느냐고 달래기도 했다. 내역공개로 장관 비위를 거슬러 피해볼 것을 걱정하느냐는얘기였다.

일문일답이라는 빡빡한 장면까지 연출한 이지사-국민회의 소속의원간 공방전은사회 이택석(李澤錫.경기 고양일산)의원의 조정으로 진화됐다.

이지사와 같이 신한국당 소속인 이의원은 앞으로 투명하게 하겠다는 의지를표시하는 선에서 이지사는 답변을 마무리하고, 세부내역은 추후 제출하라 며 타협을 붙였다.

세부내역 자료를 수집, 내무부 감사때 특별교부세의 선거선심용 배정의혹을 따지려던 의원들은 사뭇 불만스런 표정이었다.

이에 반해 이지사를 비롯한 도청 간부들은 자료를 보내기는 해야되지만, 얼마나 상세한 자료를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은 우리한테 달린 것 이라며 만족해했다. 이지사는 특히 이 논란으로 집행부가 노력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교부세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을 은근히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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