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獨島 총선공약은 軍國亡靈

입력 1996-10-01 15:23:00

일본의 망언이 드디어 선거공약으로 채택됐다. 일본 자민당은 오는 20일 실시되는 중의원선거를겨냥 독도를 비롯하여 센카쿠열도(중국명 조어도〈釣魚島〉)와 북방4개 섬이 일본영토임을 주장하는 내용을 총선공약으로 정식채택했다. 자민당의 최고의결기구인 당8역은 30일 회의를 열고 영토문제에 한술 더 떠 총리와 각료의 야스쿠니(靖國)신사 공식참배도 아울러 공약화하는등 어처구니없는 점입가경의 해프닝을 연출했다.

일본의 주장대로 독도는 일본땅 이라고 치자 세계가 웃을 일이다. 또 옛 군국주의 망령의 부활이나 다름없는 야스쿠니신사의 각료전원 참배를 공식화한다면 그것은 하늘이 울 일이다. 일본은한마디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인 독도문제를 기회가 있을때마다 외교문제로 비화시키려 획책해 왔고 야스쿠니신사 공식참배문제도 주변국들의 눈총과 질타를 의식하면서도 기정사실화를 끊임없이꾀해왔다.

자민당의 이번 공약채택은 오만과 편견의 극치일뿐 아니라 태평양전쟁의 피해국인 한국.중국.필리핀등에 대해선 떠올리기 싫은 기억의 리바이벌 내지 심각한 도전일수 밖에 없다. 아무리 선거상황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자민당의 인기가 낙관할 수준이 아니라 하더라도 민족전체가 민감하게반응하는 영토문제와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한 신사참배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자민당의 도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가 일본유족회장출신의 보수우익의 대표적 인물로 지난7월 일본총리로선 11년만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을때 앞으로 미칠 파장을 우려했었다. 하시모토 정권은 집권후 안정을 찾기 시작하면서 보수우익성향의 도를 더해나갔고 급기야는 선거를 빌미로 그들이 품고 있는 속내를 완전히 드러냈다.

분명히 말하지만 자민당의 이번 조치는 꿈이 없고 이상이 없는 정당이란걸 백일하에 알린 결과일뿐이다. 영토및 신사참배문제는 동북아안정을 위해서도 어디까지나 악수(惡手)일뿐 순작용은 해주지 못한다.

만약 자민당이 소선거구및 비례대표제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 공약덕택에 승리한다면 당의 중진들이 채택한 선거공약은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한국의 실증적 영토인 독도를 일본이 자기네 영토라며 내놓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신사참배를 공식화한다면 국제관계에서의 마찰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 생각해본적이 있는지를 묻고 싶다.대망의 21세기를 향해 비상을 준비하는 정당이라면 좀더 시야를 넒게 하고 긴안목으로 세상을 봐야 할 것이다. 자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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