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傷 김대영 상병 가족 표정

입력 1996-09-24 00:00:00

"하동서 강릉까지 모정의 오열千里"

내년 3월이면 집으로 돌아온다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이냐23일 오후7시 경남 하동에서 아들의 사고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비행기를 두번이나 갈아탄 끝에김대영상병(22)이 입원해 있는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아산재단 강릉병원에 도착한 김재욱(金在旭.48.경남 하동군 정량면 고절리)씨는 중환자실에 의식없이 누워있는 아들의 손을 잡고 정신좀차려보라 고 애원했으나 오로지 인공호흡기에 호흡을 의존하고 있는 김상병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 정명자(鄭明子)씨는 더이상 몸을 가누지 못하고 김상병이 누워있는 병상옆에 주저 앉고 말았다.

엊그제 TV 뉴스를 지켜보다 아들이 근무하는 이기자부대가 작전에 투입됐다는것을 알았지요.제발 아들을 비롯한 아군이 다치거나 사고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는데….믿어지지 않는 일입니다. 3형제 가운데 중간인 이놈은 형이나 동생보다 유독 똑똑하고 공부도 잘했어요

아버지 재욱씨에 따르면 김상병은 지난94년 진주경상대학교 전기공학과 1학년을 휴학하고 군에입대했으며 내년3월 제대를 하면 복학해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었다.

김상병은 지난 8월 정기휴가를 나왔을때 전역하면 더욱더 열심히 공부해 부모님에게 기쁨을 드리겠다 고 약속했다.

또 내성적이지만 김상병은 친구들과 잘어울렸으며 무슨일이든지 계획한 일은 꼭 마무리 하는 성격이었다.

용돈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와 오늘쯤 돈을 부쳐주려고 했는데 이런일이 벌어질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흔들어도 의식이 없는 아들의 손을 잡고 제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적이 찾아 왔으면 좋겠다는 김상병의 아버지는 남자가 죽을 때는 언제나 깨끗해야 한다 며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아들의 말이 가슴속에 맴돌고 있다 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한편 23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칠성산에서 무장공비 소탕작전을 벌이다 머리에 총상을 입고 아산재단 강릉병원에서 무려 7시간동안 뇌수술을 받은 김상병에대해 병원측은 회생이 사실상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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