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담화문으로 본 침투목적

입력 1996-09-24 00:00:00

"要人 암살기도 시인한 셈"

지난 18일 강릉 앞바다를 통해 침투한 무장공비들이 소속된 북한 인민무력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 23일 발표한 담화문 내용이 침투목적을시사하는 대목을 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인민무력부는 이날 담화를 통해 지난 13일 인민군 한 군부대가 훈련용 소형잠수함을 타고 원산항을 출항해 동해 우리측 해상에서 정상적인 훈련을 하던중 갑자기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다가 강릉 앞 해상에서 좌초된 것으로 판단된다 며 소형잠수함에는 중무기도 없고 훈련용 저격무기만이 있었다 고 밝혔다.

무장공비 침투사실이 적발된 뒤 만 5일동안의 침묵을 깨고 엄청난 정보 가치를 지닌 잠수함을 넘겨받기 위해 인민무력부가 내놓은 듯한 이 담화문 내용중 군사 전문가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바로 잠수함안에 훈련용 저격무기만이 있었다 는 부분이다.

군 당국은 26명이나 탄 잠수함이 침투에 동원됐고, 대남해상침투 공작을 총괄하는 인민무력부 산하의 해상처장인 김동원 대좌가 잠수함에 동승한 점으로 미루어 이들이 모종의 주요임무를 띠고남파됐다는 추정을 해왔다.

실제로 잠수함의 침투목적을 정확하게 알고 있을 김동원이 북한 상부의 지령을 받은 공작원에 의해 잠수함이 좌초되자마자 제거당한 사실이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예비안내원으로 초급장교에 속하는 이광수가 잠수함의 정확한 침투목적을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모종의 특수임무가 주요 시설물파괴나 요인 암살일 것으로 점쳤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내놓은 담화문중 훈련용 저격무기만이 있었다 는 대목은 잠수함의 침투목적이 요인암살일 것이라는 추측을 강하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다음달 7일부터 13일까지 강원도 4개시에서는 제77회 전국체전이 예정돼 있다.이번에 무장공비들이 침투한 강릉시도 춘천, 원주, 속초와 더불어 주요 경기가 열리는 곳중 하나다.

또 전국체전이 열리는 기간인 다음달 10일은 북한노동당 창당 기념일이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할 때 최근 대남침투에서 변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인민무력부가 노동당창당일에 맞춰 최고실권자인 김정일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이번 침투를 계획하지 않았겠느냐는추측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잠수함에 실린 것으로 파악된 무기류는 개인용 무반동포인 RPG-7 로켓포, 권총, AK소총, M16소총 정도로 이 가운데 저격무기축에 끼는 것은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PG-7의 경우 시설물 파괴 및 대인용으로 사용되긴 하지만 사정거리가 5백m 정도로 짧고 길이가 95㎝로 길어 외부노출이 쉽기 때문에 저격용으로 적합하지 않고 이미 발견된 권총이나 소총등도 저격용 무기로 치기는 어렵다는 것.

군 관계자는 여기서 이광수의 진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의 진술로 미루어볼때 공작원들은 꼬박 이틀동안 강릉에 머물면서 추후에 있을 요인암살을 위해 모종의 저격용 무기를 은닉하고 사전 정찰임무를 수행했을 가능성 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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