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무장간첩단 침투

입력 1996-09-18 15:21:00

"잠수정 파도따라 흔들"

○…강릉인근 해상에서 18일 북한잠수정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새벽5시께 통합방위본부장인 김동진(金東鎭) 합참의장이 합참지휘부중 가장 먼저 국방부내 전시상황실이 설치돼있는 지하벙커의 군사지휘본부에 나와 상황을 보고받고 작전을 진두지휘.이어 이양호(李養鎬)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도 속속 상황실에 도착, 국방부는 일순전시상황을 방불케하는 긴장에 휩싸였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이 대남침투를 통한 북한의 강력한 도발행위인 동시에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 대응조치 마련에 분주한 모습.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등명낙가사 앞 해변은 군과 경찰이 주위를 완전히 통제하고수색작업을 강화.

군 당국은 해안가 절벽 아래서 발견된 자동소총 실탄과 남방셔츠등 유류품으로 보아 5~6명의 무장간첩이 침투해 인근 괘방산쪽으로 잠입한 것으로 보고 인근 지역과의 차단에 주력.검은색을 띠고 있는 이 잠수정은 해변에서 20m 떨어진 해상에서 암초에 걸려 3분의 2 가량은 물속에 잠겨 있고 나머지는 수면 밖으로 드러나 파도치는대로 흔들리고 있다.

잠수정의 내부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군은 이날 오전 특수부대원을 동원,수색을 할 계획.현장에는 대형 정찰기 1대와 헬기 1대가 현장 상공을 상회, 해안쪽으로 도망갔을 지도 모를 간첩들에 대한 수색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는 군장병을 실은 트럭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잠수정을 처음 목격한 이진규씨(37.택시운전사)는 경찰에서 이날 새벽 1시35분께 정동에서 강릉쪽으로 가다가 고깃배로 보이는 어선이 있어 무심코 지나치려했으나 갑자기 배에서 섬광과 비명소리가 나고 연통으로 연기가 올라가 강동파출소에 신고했다고 진술.

○…잠수정을 타고 강릉 앞바다를 통해 침투한 간첩들은 일단 인근 괘방산으로 숨어든 것으로 추정.

그러나 이들이 괘방산을 넘어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쪽으로 달아났을 경우 이 방면으로 마을이 있어 인명피해가 우려되기도.

또 동해고속도로를 넘어 동해 두타산과 강릉 대관령 산속으로 숨어 들었을 경우 산세가 험해 수색작업이 어려울 전망.

한편 오전 8시께 강릉시 강동면 임곡리 동해고속도로 화비령 정상 부근에서 3~4발의 총성이 산발적으로 들렸다는 주민의 제보에 따라 경찰 4백여명 등 1천여명의 군.경이 이곳에 집중 투입돼 수색작업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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