每日春秋

입력 1996-09-03 14:30:00

역사의 시간을 넘어서 달릴 고속철도 시대가 다가온다. 이것은 민족의 혼과 저력을 담아서 국가의 영원한 대동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분단된 조국 북녘땅을 가로질러 만주, 시베리아, 유럽까지 뻗어나가게 될 영원한 우리의 재산이며 살아숨쉬는 생명체가 될 것이다. 또한 조국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신호탄이며 한민족이 똑같은 목적지를 향해 달릴 민족의 수레바퀴다.이러한 역사의 중대성에 비하여 2001년 정상개통을 위한 정부의 무사안일한 정책은 온 국민을 분노케 한다. 최근 경부고속철도 경주구간 문제로 인하여 천문학적인 국가예산을 낭비하고 아직까지도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거기에다 대구~부산간을 조기에 전철화하여 소기의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경주구간은 다가오는 연말까지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고 대구~부산간은내년에 첫 삽을 뜨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또한번 무분별한 발상과 알맹이 없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이 과학과 기술이 선행되지 않은 정치적 논리가 잉태한 산물이다.이러한 뼈아픈 전철속에서도 시간과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잃은 것 대신에 개발논리를 뒤엎고 문화재 보호논리가 한판승부를 엮어낸 역사적인 사건이 그래도 값지다.

고속철도시대를 우리는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21세기 자국을 평가할 잣대가 될 고속철도, 온 국민이 개통에만 귀와 눈이 가 있는 이때에 개통후의 정상운행을 저해할 수 있는 환경문제 해결이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국토여건과 비슷한 일본이 이미 신간센의 환경문제로 인하여 일본정부가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신간센 주변 주민들에게 배상한 전례가 있다. 우리는 환경문제로 얼룩진 일본의 답습은 원치 않는다. 참으로 고속철도의 근본 목적이 달성되고 국민이 원하는 고속철도가 금수강산을 질주할 때 우리는 선진국민의 자부심을 가져도 될지 모르겠다.

〈경북산업대조교수.교통공학〉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