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 미동도않고 굳은 표정"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417호법정.세기의 재판이라고 불린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등 두 전직대통령에대한 1심선고공판은 방청석을 꽉 메운 가운데 열렸다. 과연 검찰의 구형량대로형량이 선고될 것인가가 이날 방청객들의 한결같은 관심사였다. 재판은 김영일(金榮一)부장판사의 입정과 함께 오전 10시7분께 곧바로 시작됐다. 김부장판사에 의해 일일이 호명된 피고인들은 전두환씨를 필두로 한명씩 차례로 입정했다. 취재진들의 사진촬영을 위해 허용된 5분이 지난후 김부장판사는 판결문을바로 낭독해 들어갔다. 판결문이 낭독되는 동안 피고인들은 거의 미동도 하지않은채 굳은 표정이었다.
판결문에 신경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피고인들뿐이 아니었다. 방청석의 피고인측과 5.18관련단체회원등 피해자측 방청인들은 순간순간 일희일비하는 모습이었다.
정호용(鄭鎬溶)피고인과 황영시(黃永時)피고인에 대한 판결이유가 낭독되면서내란목적살인 혐의에 무죄가 밝혀지자 광주에서 올라온 한 방청객은 우리가감옥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겠다 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전직대통령에게사형과 22년6월이라는 중형이 선고되자 피해자측 방청인들은 이내 환호로 돌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고인측 인사들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듯 애써 태연해하면서도 놀라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로써 지난해12월 비자금파동으로부터 시작된 재판은 전직대통령에 대한 중형선고로 일단 막을 내렸다. 현정권에 의해 천명된 역사바로세우기 작업도 일단락은 된 셈이다. 그러나 두전직대통령에 대한 선고공판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재판의 성격이 재판장의 사법적 판단을 높이 살만하다 하더라도 정치적 성격을 배제할수 없게 만들었다.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고 했던 현정권에 의해 말이 바뀌고 검찰의 태도가 바뀌면서 재판의 정당성이 훼손된 흔적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즉 정치재판의 성격을 배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퇴임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성공한 쿠데타론을 무력화시키는 데는 무엇보다 법원의 권위가 훼손돼서는 안된다. 법원주변의 한결같은 분위기도 이와 무관하지않았다. 아무래도 피고인과 그 가족들은 두고보자는 식의 앙금을 남겨두고 떠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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