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者노트

입력 1996-08-23 00:00:00

"신한국당의 表裏不同"

대구경북사람은 정치권의 발길질에 이리저리 차이는 축구공 과 같은 존재인가.위천국가공단지정과 관련, 22일 대구에서 신한국당의 이홍구(李洪九)대표,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등 주요당직자들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이같은 생각을 지울수 없게 했다.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 을 내세우며 대구를 방문한 신한국당수뇌부가 오히려 대구시민에게 위천공단포기를 설득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신한국당은 내년 대선을 의식해 대구에서 전국 첫 지구당개편대회, 시도지부사무처장회의등을 개최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눈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시민의 마음을 하나도 헤아리지 못하는 행동만을 한 것이다.

강총장은 22일 오후 동대구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위천공단만이 대구를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 이라며 대구시민들에게 좀더 넓은(?)생각을 가져줄 것을 요구하는듯 했다.

이대표도 수질이 개선된다면 언젠가는 위천공단문제도 저절로 해결될 것 이라며 성사여부에 대해 불투명한 답변으로 일관, 참가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신한국당수뇌부의 이런 태도와는 달리 일부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기자들에게 부산경남지역이 시퍼렇게 지켜보는 현실에서 공식적으로 위천공단문제를 확인해 줄수 없지는 않느냐 며 낙관적인방향으로 기사를 다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순리적으로 풀어가야지 조급한 자세로 풀어가서는 위천공단문제가 해결될수 없다 고 했다.이것조차도 아무리 넓게 해석하더라도 위천공단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부산경남지역을 적당히만족시키면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위천공단을 볼모로 표를 모으겠다는 논리외에 다름아니다.최악의 중소기업부도와 1인당 주민소득의 전국꼴찌를 오르내리는 대구. 정치논리에 꼼짝못하고지역이기주의에 발목까지 잡혀 아무것도 할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고작 전국시도지부 사무처장회의를 개최하고 당대표와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것이 대구지역에 대한 애정표시의 전부인양하는 신한국당은 지역민들에게 오히려 오만불손하게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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