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行돈은 그림의 떡"
비가 안올 때는 우산을 줬다가 비가 오면 되레 거둬가는 곳이 은행아닙니까 정작 자금이 필요할때 은행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현실을 빗대 중소기업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대구시 북구 검단공단내 ㄷ섬유대표 ㄱ씨(40)는 추석을 한달여 앞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레피아직기 20여대를 가지고 양복지 임직을 하는 ㄱ씨는 지난해 추석 사채시장에서 월5부로 어음을할인해 썼다. 금년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니 어쩌면 더할지도 모른다. 경기불황 장기화에 자금가수요가 일어 실세금리가 폭등하고 있기 때문.
지역영세기업의 표본에 가까운 ㄱ씨의 경우 무자료어음이 적지않은데다 세금계산서가 있는 어음도 보증이 필요해 은행이용이 용이치않다. 거래은행에서 대출을 해주면 좋지만 희망사항일 뿐이다. 담보력이 바닥났기 때문. 신용대출도 기업사정이 좋을 때나 가능하다. 조금만 사정이 나쁘다는 소문이 돌면 은행은 찬바람나게 돌아선다. ㄱ씨는 9월초가 되면 사채시장에서 달러이자라도주고 추석자금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있다.
은행문턱을 낮추겠다는 이야기는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나오는 단골정책. 그러나 이제는 이를 믿는 순진한 기업인은 없다. 역시 근본문제는 담보. 은행돈이 아무리 남아돌아도 담보력이 없으면그림의 떡이다.
냄비뚜껑을 제조하는 ㅂ씨(39)는 2년전 정부가 앞으로 중소기업에는 무보증 무담보로 3천만원까지 지원하겠다는 발표를 믿고 도장만 들고 은행에 달려갔다 무안을 당했다. 대출은 가능하나 창구직원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대출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 담당직원의 답변. 또 짜증섞인 목소리로 오늘 하룻동안 똑같은 이야기를 세번이나 되풀이해 입이 아프다는 말도 들었다.어쩌면 금년추석에 정부가 각금융기관을 통해 방출하는 추석자금도 영세기업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차례가 안돌아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자보전형태로 지원하는 중소기업육성자금,구조조정자금도 사정은 같다.
담보력이 부족한 업체를 위해 설립된 신용보증기금의 이용도 뜻같지않다. 도소매업,건축업등 일부업종은 보증을 요구하고 보증한도에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각금융기관 본점에서는 신용대출을 늘려주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담당직원이 책임져야하는 관행이 바뀌지않고있다. 생색내기에 그칠뿐이다. 한 은행관계자는 솔직히 신용대출은 기업의 장래성,업종의 전망등을 보고 판단하지만 단15%%의 위험이라도 있으면 이를 감수하고 선뜻 대출에 응할수없다고 털어놨다.
인근에 공단을 끼고있는 지역 한 은행의 경우 이달들어 대출신청이 부쩍 늘어 1백여건에 이르고있으나 대출이 확정된 건수는 절반에도 미치지못하는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정부가 아무리 신용대출을 외쳐도 은행에는 마이동풍이다.
어느 중소기업관계자의 얘기다. 올들어 대구경북지역에서만 매월 70~80개 기업이 부도로 넘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중에는 은행의 일시 운전자금이 지원되면 회생할수있는 기업이 한계기업과 함께 넘어지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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