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가 쓰러진다"
지역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기업들은 돈벌이가 안된다고 하나둘씩 보따리를 싸고있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소비수준만은 외지인이 부러워할정도이다. 일해보겠다는 기업인들은 밤잠 설쳐가며 제품을 만들어봤자 소용없다고 한숨을 쉰다. 지역민들부터 거들떠보지 않기 때문이다. 총체적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의 문제점과 대책등을 짚어본다.
대구 달성군 옥포면에서 폴리에스테르 가내공업을 경영했던 ㅇ씨(40). 그에겐연간 8억~9억원 수출실적을 올리던 몇년전이 아득한 꿈처럼 느껴진다. 올들어수주물량의 급격한 감소로 적자가 누적됐다. 공장 가동도 멈췄다. 백방으로 뛰었지만 결국 사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지난 7월 공장을 정리하면서 그는 애지중지하던 자동견직기를 해머로 때려부쉈다. 8백만원을 들여 어렵게 장만한 설비지만 인수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분통이터져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에게는 그래도 일찍 손을 털 수 있어 부럽다 는비슷한 처지의 동료 사업가들의 말이 위안이 된다.
경산에서 금형공장을 하는 ㄱ씨(43)는 요즘 사면초가라는 말이 실감난다. 공장을 계속 돌려야 하기 때문에 수지가 안맞는데도 수주를 계속 받고있다. 거래처에서 받은 어음은 부도가 났고 어음 할인을 하려니 영세업체라고 잘 받아주지않는다. 설비를 처분하려고 하니 시쳇말로 ×값이다. 느는것은 빚뿐이다.
10억원짜리 공장을 1억원에 내놓아도 안팔리는 일도 벌어지고있다. 이 회사 사장 ㅂ씨(48)는 1억원이라도 건져야 회사 정리후 구멍가게라도 벌이겠는데 부채까지 떠안고 1억원에 인수하려는 이가 없다 고 하소연한다.
오랜 경기침체는 부도.휴폐업으로 그대로 이어진다. 대구시 달서구 성서공단에는 올들어서만 10여개의 공장이 도산했다. 2백59개 업체가 입주해있는 달성공단도 올들어 10개 공장이 넘어졌다.
법원 경매소에는 도산돼 경매에 부쳐진 공장매물로 넘쳐난다. 경매정보 전문업체인 한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대구지역 공장 경매 처분은 5백70여건에이른다. 전체 경매건수의 무려 25%%에 이르는 수치다.
생활정보지에도 공장 매도광고 신청이 쏟아진다. 벼룩시장 의 경우 20~1백50평 규모 소규모 공장 매도광고신청이 하루 70~80건에 이른다.
경제 관련조합 한 관계자는 대구의 기업 중 30%%가 부도 위기에 놓여있다 는비관적인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이중 상당수는 휴.폐업 상태거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괴로운 경영상태에 놓여있다고 한다.
최대의 명절인 추석은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오고있다. 보너스다 떡값이다 해서 추석은 자금 성수기다. 기업인들로서는 괴로운시기다. 적지않은 기업들에게 올 추석만큼 괴로운 명절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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