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8.15對北제의의 참의미

입력 1996-08-16 14:57:00

金泳三대통령의 8.15경축사는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대북제의로 일관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식량난을 비롯한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할 방법을 여러채널로 밝혀왔지만 이번처럼 딱 부러지게 정확히 제기한 경우는 처음이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기본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북한에 비해가진자로서 최대의 아량과 관용을 경축사속에 실었으며 보다 적극적이면서 유연하게 대처할 뜻을 비쳐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경축사의 대부분을 할애한 주제는 남북문제인데 金대통령은 오랜 세월동안 풀리지 않고 있는 이 난제를 평화와 협력 이란 공식에 대입하여 풀어보려고 무진 애를 쓴 흔적이 뚜렷하다.

金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우리는 북한의 안정을 원하며 △북한의 고립을원치 않으며 △일방적인 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북한지도부가 우려하는 체제붕괴 내지 흡수통일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북한의 걱정거리를 해소해준 셈이다.

우리 정부측 입장으로선 통일에 대비한 아무런 준비가 없기 때문에 북한의 안정을 원하고 있으며 통일이 앞당겨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국민들의 가슴 한구석에는 합의통일이든 흡수통일이든 우리의 소원인통일 을 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김대통령의 경축사는 우리 민족의 한과 응어리로 남있는 통일 을 막연하게 희구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안정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이루고 그것이 모태가 되어 평화통일을 함께 논의해 보자는 논리로 설명될수 있다.

그리고 북한이 4개월이 지나도록 거부하고 있는 4자회담의 수용을 촉구하면서응할 경우엔 남북 경제협력의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것은 △다양한 방법으로 농업생산성을 제고하고 △나진.선봉지역 투자 △남북교역확대로 북한에필요한 물자공급 △한국관광객의 북한방문 허용등이다.

북한은 지금 김일성사망이후 김정일체제의 불안정으로 정국이 흔들리고 있는데다 지난해와 올해의 거듭된 수해로 식량난은 말이 아니다. 거기에다 미국과 일본과의 수교지연등으로 국제사회와의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고장난 비행기로 곧잘 비유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중유지원과 한반도개발기구(KEDO)의 경수로지원이 당연한 것

으로 여기고 있지만 오는 11월의 미국 대선에서 보브 돌 공화당후보가 승리하게 되면 대북정책은 강경노선으로 선회, 지원은 중단되고 말것이다. 북한은 김대통령의 8.15경축사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무엇이 이익인가를 검토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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