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금 연체고소 전체詐欺사건 '절반'

입력 1996-08-10 14:55:00

"외상좋아하다 사기犯됩니다"

외상이면 황소도 잡아 먹는다 는 옛말을 이젠 카드 좋아하다간 사기 피의자가 된다 는 말로바꾸어야 할 것같다.

올들어 대구서부경찰서에 접수된 사기사건은 4백43건.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2백14건이 신용카드 또는 패션카드 대금을 제때 갚지못한 것이다. 대구시내 다른 경찰서에도 카드로 인한 사기사건이 전체 사기사건의 절반을 차지, 카드남발-충동구매-사기 의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는 셈이다.박모씨(23.여.대구시 서구 비산동)는 지난해 9월 대구시 남구 봉덕3동 ㅍ의류점에서 패션카드 로76만원짜리 정장을 비롯 1백56만원 상당의 옷을 샀다. 박씨는 또 같은해 11월엔 대구시 중구 북성로 1가 ㄷ의류점에서 카드로 1백80만원을 그었다.

박씨가 사용한 패션카드는 의류회사들이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인적사항만 확인하고 무차별 남발하는 카드. 박씨가 카드 대금을 오랫동안 갚지 않자, 의류점들은 박씨를 경찰에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조모씨(41.대구시 달서구 죽전동)도 신용카드 대금을 제때 갚지않아 카드사로부터 사기혐의로 고소당했다. 조씨는 지난 93년 카드로 정수기,전화기,휴대용전화기 등 3백3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ㅅ카드관계자는 조씨의 경우 속칭 카드 깡 을 한 것으로 보여 사기성이 짙다 고 말했다.신용카드 사기사건이 많은 것은 카드가 남발되기 때문. 전국의 신용카드 발매건수는 4천8백만장에 가깝다. 특히 보증인 제도가 없어지면서 경제력이 없는 학생들에게도 마구 카드가 발급될 정도다. 카드 소지자들도 갚을 능력은 생각지 않고 충동구매로 카드를 긁고 뒤늦게 후회하기 일쑤다. 카드대금 연체자들은 대부분 경찰서에 소환된 뒤 그제서야 돈을 갚는다. 경찰이 카드 연체대금을 받아주는 해결사 노릇을 하는 셈이다.

일본의 카드대금 연체율은 1~2%%정도에 불과하나 우리는 25~30%%나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카드사는 카드대금 연체자만 전문적으로 찾아내는 연체자 추적반 을 가동하기도 한다. 신용카드가 애물카드 가 되는 한 우리 사회는 계속 불신 사회 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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