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北京접촉

입력 1996-08-10 00:00:00

"北, 차관급 진두지휘"

얼마전부터 나돌던 남북한 북경접촉설이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4자회담이 성사되지않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된 시점에서 비밀접촉이 이뤄졌다는 것은 나름대로새로운 발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정부당국자는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남북비밀접촉은 없었다고 사실 자체를 부인해왔다.그러나 비밀접촉설은 일본이나 미국의 언론에서 줄기차게 보도돼왔다.

이번에 참석한 남북한 대표단은 각각 5명씩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에서는 대외경제협력추진위부위원장인 김문성(金文成)이 단장을 맡았고 우리측에서는 관계부처의 국장급인사들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는 후문인데 업무의 성질상 통일원이나 재경원관계자들이 참석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번 접촉에서 북한의 강관주 노동당 통일선전부 부부장이 장외에서 북한대표단을 지휘했다는 사실은 특이한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행정부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당의 부부장급이 관여했다는 점에서 북측은 이번 접촉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북경 쌀회담의 성사주역인 홍지선(洪之璿)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북한실장도 지난달 북한의 전금철(全今哲)대외경제협력추진위 고문과 북경에서 비밀접촉을 가졌고 홍콩에서 나진.선봉투자설명회를 마치고 귀국중이던 김정우(金正宇)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위원장등과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북접촉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개선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의 인식과식량난해결, 나진.선봉투자유치등 경제적지원이 시급한 북한의 필요성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남북관계가 일정부분 교감이 이뤄지고 있는 징후는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우리정부의 대북지원발표, 기업인들의 나진.선봉 투자설명회 참가, 정부관계자의 북한수해지원시사등을 들 수 있다.

경색된 분위기를 타개해야 할 필요성이 남북당국이 경협분야에서 단서를 찾아 실무접촉을 시도한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남북대표단은 21일을 전후, 북경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한동안 중단됐던 남북접촉은 일단 양측의 필요에 의해 다시 재개되고, 실무접촉이 고위접촉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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