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씨 生家 주민들 허탈"
○…5일, 마지막 공판에서 전씨의 사형 구형 소식을 접한 고향 합천 주민들은 한마디로 허탈한분위기다.
5공시절 합천에서 대통령이 나왔다는데 긍지와 자부심을 가졌던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고향땅에서 전씨를 연행, 9개월간의 지루한 법정공방 끝에 반란수괴자로 사형이 구형되자 뭐가뭔지 모르겠다. 설마 했지만 전직 대통령에게 사약을 내리는 법이 무섭다 는 표정들이다.한편 전씨의 친.인척들이 살고있는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는 전씨의 형 기환씨(65)는 물론 사촌형인 맹환씨(73)도 불편한 몸으로 공판 전날 상경한 것으로 알려져 집들은 텅빈채, 초가로 단장된전씨의 생가만이 한여름 폭양을 쬐며 침통한 분위기로 소식을 맞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도 일손을 놓은채 전씨의 생가 앞 나무 그늘에 모여앉아 앞날이 걱정스런 듯 얘기를나누고 있었으며, 한 아주머니가 나라에 죄를 졌는지는 몰라도 우리한테는 대통령이신데 사형이라니 말이 될 소리냐… 며 울먹이자 숙연한 분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전씨가 고향에서 꼭두새벽에 검찰에 구속되어 가던 날 우리 대통령 못잡아 간다 며 몸으로막아보려 했고, 안양 교도소까지 면회를 다녀 오기도 한 율곡청년회 회원들도 소식을 듣고 생가로 몰려 왔지만 역사 바로 세우기 앞에선 할말이 없는 듯 했다.
전씨가 구속되었지만 언젠가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것으로 알고 초가 지붕 단장에 정성을 쏟았다는 마을 주민 장모씨(47)는 잘못된 역사는 바로 잡아야 하고 법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전직대통령의 고향 사람들까지 그를 욕하지는 말라 며 착잡한 심정이지만 올해도 생가를 초가로 단장할 것이다 라고 했다.
○…노태우 전대통령이 5일 오전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노전대통령의 생가가있는 대구시 동구 공산2동 신룡 마을은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농사지으러 나간 탓에 오후 늦게서야 노전대통령의 구형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일손을 놓은 채 삼삼오오 모여앉아 앞으로 노전대통령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마을 구정자문위원 김정대씨(56)는 우선 형량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며 아무리 죄가 크다해도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노전대통령의 먼 친척인 노병작씨(49)도 나라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 비자금으로 챙긴 돈만 환수하면 안되겠느냐 며 선처를 바랐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주민은 고향에 올 때마다 깨끗한 정치한다며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는 말을 자주해온 사람이 5천억원이나 빼돌린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배신감을 느낀다 면서도전직 대통령이었던 점을 고려해 사면해주면 좋겠다 고 밝혔다. 신룡동에는 65세대 2백여명의 주민들이 살고있으며 노전대통령의 6촌과 8촌을 비롯 일가 50여명도 여기에 포함돼있다.○…12.12 및 5.18사건 관련 피고인 16명에 대한 검찰의 구형이 있은 5일 반란 및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15년을 구형받은 許和平의원(무소속.포항 북)측은 예견됐던 일 이라면서 애써 담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허씨측 반응은 지난 1월말 구속이후 모두 30여차례에 이르는 1심 구형까지의 과정이 허씨등 피고인들에게 시종 불리한 방향으로 일관됐다는 정황흐름에서 이미 구형량을 각오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3일 허씨를 면회한 측근인사는 허의원은 구형공판과 관련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었으며지구당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당부의 말을 했었다 며 우리는 검찰에 대해 새삼스런 기대는 갖지않았다 는 말로 구형에 대한 논평을 대신했다.
또 포항시 북구 동빈동 허의원 사무실에도 이날 오후부터 향후 일정과 허씨의 거취문제를 문의하는 지역 주민들의 전화가 간간이 이어진 것을 제외하면 평소와 다른 점없이 평온한 분위기.허의원 사무실 權昌浩사무국장(60)은 관련자들의 구속이후 최악의 상황이 이어져 검찰의 구형량도 이미 예측할수 있었던 것 아니냐 면서도 계속된 문의전화와 반응을 살피려는 언론의 접근이결코 달갑지 않다 며 구형공판에 대한 불편한 심기의 일면을 드러냈다.
허씨측은 이와함께 오는 19일로 예정된 1심 선고공판을 지켜본뒤 항소심 및 상고심에 대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선거에서 그를 대신해 許和平 바람 을 일으켰던 딸 시영양(26)은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프랑스로 출국했으며 부인 金慶姬여사는 총선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태씨(경북대 법대교수)=죄질로 보나 법조문으로 보나 검찰의 구형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죄를 뉘우치기보다는 범행 합리화에 급급, 뉘우침이 없다는 점에서 법정 최고형 구형이 불가피하다. 성공한 쿠데타도 단죄되어야 한다는 추상같은 법정의가 새로이 확립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영애씨(한국여성유권자연맹 대구지부 회장)=예상했던 일이지만 전직 대통령이 법정 최고형을구형받으니 착잡하기 그지없다. 국민 모두가 법앞에는 평등하지만 그래도 전직 대통령이었던 점을 참작해 주기를 바라고 정권이 바뀌면 과거의 지도자를 단죄해야하는 어려움을 두번다시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박진선씨(한국소비자연맹 경북 대구지부 간사)=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억울하게죽은 이들을 생각하면 불편하던 생각이 가신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례를 보면 사면등을 통해 용두사미격으로 끝난 경우가 많아서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
◇교사, 사회단체(경실련, YMCA)쪽 반응
▲민영창씨(대구 경실련 사무처장)=국민정서나 명분을 봤을 때 사형이나 무기는 당연한 것이다.과거에 한 일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 국민정서나 정부, 사법부 권위를 봐서사면복권은 어려울 것이다.
▲이효숙씨(26.대구여중 교사)=다분히 상징적인 조치다. 사법부 판결은 그렇게 안나올 것이다. 조금 심한 것 같지만 어차피 상징적인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없다. 형량에 대해서는 마땅한 것이라생각한다.
◇시민반응
▲성중환씨(52.달서구청 도시개발과장)=불행한 일이다. 검찰 구형량으로 미뤄 판결에서도 중형이선고될 것 같다.그러나 전직 대통령을 지낸 공을 조금이라도 인정, 정부가 사면해야 할 것으로 본다. 국민화합을 위해서도 사면이 있어야 한다.
▲이주희씨(28.주부.대구시 동구 방촌동)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중형구형은 당연한 조치이다. 전,노 씨 두 사람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사면은 옳지 않다고 본다.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큰 의미에서 이들에 대한 사면조치는바람직하지 않다.
▲徐丙喆씨(32.포항YMCA 사무국장)=구형까지의 과정을 거쳤는데도 대다수 국민들은 실체적 진실을 알지못하고 있다. 이 부분이 재판부가 안고 있는 과제다. 최종판결은 사법부의 고유권한으로소신있는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확신한다.
▲姜大錫씨(62.구미시의원)= 우리지역출신 대통령들로서 검찰의 중형구형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길 없다. 천문학적인 비자금 축적행위에 대해서는 분노를 느끼며 이같은 행위에 대해 사형과 무기징역은 현행법의 테두리에서 정당한 법집행이라는 생각이다.
▲尹龍熙씨(경북대교수)=당연한 귀결이다. 늦어도 내년 새정부 출범을 전후해 특사 등의 형식으로석방될 것이 확실시돼 아쉬움이 남지만 과거 절대권력자의 잘못도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선례를 남긴 점에서 의의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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