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우장의 수소처럼 분노하는 태양, 무한의 산소를 내뿜는 살아있는 녹색의 향연, 넘실대는 파도와싱그런 바람, 백두대간처럼 이어진 인파와 차량행렬, 피서객으로 꿈틀대는 산과 계곡.8월에 떠나는 여름여행은 비록 땀이 날지라도, 짜증스럽고 실망스러울지라도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는 새로운 의미가 있지 않을까.
반드시 여름이 아니라도 배낭을 메고 떠나는 여행은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과 낯선 시공(時空)속에서 잃어버렸던 자아를 되찾는다는 사실 한가지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낯선 바다, 낯선 땅, 이국적 풍경과 정취,… 국내외 어디를 가도 여행이 주는 감흥은 한결같다. 섬은 섬대로, 산은 산대로, 골짝과 바다는 나름대로 찾는 이들을 포근히 감싸안는다.
한여름의 심술꾼 태양은 우리들의 옷을 벗긴다. 그러나 옷을 벗고 알몸이 된다는 것만큼 우리를순수하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한동안 걸쳐왔던 지위와 체면, 거짓과 가식 모두를 훌훌 털어버리고 조물주로부터 받은 온전한 알몸이 된다는 것은 열대야의 위대한 여름덕택(?)이 아닐까. 수도사답게 산비탈 갈대숲을 헤매던 뱀 한마리가 허물을 벗고 새옷을 갈아입듯 사바세계의 우리들도 피부를 태우고 껍질을 벗기며 마음의 때와 세상사의 더러움으로 얼룩진 허물을 벗으려는 몸부림이여름의 피서가 주는 진정한 의미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분들이 많다. 바람 한점 없는 국적불명의 무더위가 아스팔트마저 고무다리처럼 출렁이게 한다.
서방없이는 살아도 에어컨없이는 내 몬 산다(?) 는 우스개말 나올 법도 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우리를 깨끗한 알몸으로 만들어주는 열대야를. 찬물 한 바가지 등에 끼얹고 오히려 감사해야겠다. 영어의 댕큐라는 의미의 인도말이 생각난다. 나마스테! 나마스테! 열대야님이시여!〈종합유선방송위원회 대구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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