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민주화세력 대립 극한상황으로 치달아

입력 1996-08-01 14:09:00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 주말부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대해 발포명령을 내리는 등 수하르토 정권과 수카르노 푸르티 前PDI 당수를 중심으로 한 민주화 세력의 대립이 극한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제1 야당인 인도네시아 민주당 (PDI) 당사에 모여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르티 前PDI당수의 축출을 규탄하는 그녀의 지지자들을 경찰이 강제해산한 데이어 수카르노 푸르티 지지군중이 항의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수카르노 푸르티 여사(49)는 인도네시아의 독립 영웅이면서 수하르토 現대통령에 의해 강제축출된 故수카르노 대통령의 맏딸로 30년 동안 뚜렷한 도전자 없이 독재정권을 유지해 온 수하르토대통령의 권좌에 도전하는 반독재 투쟁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같은 그녀가 98년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을 예견, 사전에 그녀를 제거하기 위해 지난 5월 PDI내의 親與세력을 앞세워 그녀를 당수직에서 축출했다.주말시위에서는 시위대와 진압경찰간에 격렬한 충돌이 있었으며 건물 22동과 93대의 차량이 파괴되고 최소한 4명이 목숨을 잃고 다수가 부상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31일 자카르타 관할 군사령관이 내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 에 대한 현장발포명령은 이같은 소요사태의 확산을 막기위한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수카르노푸르티 지지군중이 자카르타에서 대규모 시위를 재개할 것이라는 루머가 팽배하고 있다.

또 지난 주말의 폭력사태는 먼저 경찰과 PDI당기를 앞세운 친정부 인사들이 당사로 강제진입하는 과정에서 촉발됐고, 경찰과 군도 폭력사태를 방관한 측면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져 정부가 민주화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계획하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자카르타 시내에는 28일 밤부터 자동소총과 최루탄을 무장한 수천명의 군병력과 장갑차가 배치돼있으며, 이미 2백10명이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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