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代국회 첫 常任委 결산

입력 1996-07-26 00:00:00

"기대 못미친 '位相 바로 세우기'"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계속된 제180회 임시국회 상임위활동은 전문성이 대폭 가미된 초선의원들이 50%%에 육박하는 15대국회 첫 상임위였음에도 그다지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다는 것이종합적인 평가다. 새정치 새국회像 정립과는 거리가 있는 15대 첫 상임위였다.물론 전문가 로 통하는 몇몇 초선의원들은 능력을 십분발휘, 국문위원과 부처 관계자들을 코너에 몰아넣는 전과(戰果)를 올리기도 했으나 국회의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 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또 거물 급의원들은 이번 국회에서도 상임위활동은 거의 미미했고 특히 대권후보로 통하는 신한국당 중진들은 자리를 거의 지키지 않거나 질의에는 참여하지 않는 무게 를과시했다.

이전부터 문제가 됐던 의원들의 잦은 이석도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자기 질의순서에만 자리를 지키며 언론의 관심을 끄는데만 열중하다가 정작 자신의 질의에 대한 답변순서에는 자리에없어 서면답변을 자초, 제사보다는 젯밥에 더 관심을 둔다 는 지적을 받는등 여전히 문제점으로지적됐다.

일부 의원들은 전문성을 살려 수준높은 질의를 펼치기도 했으나 종전 국회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상식이하의 발언이 적지 않았고 정부측 답변의 말꼬리를 잡고늘어지는 구태도 여전했다.또 일부 의원들은 지엽적인 지역민원성 질의로 일관해 빈축을 사는가 하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일부 상임위에서는 사전지식이 부족해 정부측 답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등 고질적인 문제점을 또다시 노정.

특히 교육위원회에서 정부측이 종합생활기록부 개선방향과 관련, 검토중인 3가지 안을 보고하자전문지식이 부족한 의원들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줄 모르겠다 신만이 아는 이야기인 것같다 고 고충을 토로

○…우선 각당의 초선 가운데 돋보이는 활동을 보인 의원들로는 안기부장출신의 金悳의원(신한국당, 국방위) 쌍용그룹 임원출신의 丁世均의원(국민회의, 재경위) 안기부장특보를 지낸 李東馥의원(자민련, 통일외무위) 도의원출신의 權五乙의원(민주당, 농림수산위)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한 수준높은 질의로 스타급 다선의원들 못지 않게 관계공무원들을 긴장시키며데뷔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 농협회장출신의 韓灝鮮의원(자민련.농림수산위)도 이 상위의 터줏대감인 金泳鎭의원(국민회의)과 보조를 맞춰 질의자료도 공동으로 마련하는등 양당의 공조에서 더 나아간 질의공조를 벌여 호평을 받았다.

환경노동위에서는 노동전문가인 金文洙의원(신한국당)과 方鏞錫의원(국민회의)이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의 급진과 온건의 입장이 뒤바뀌어 온건과 진보의 입장에서 질의활동을 벌여 묘한 대조를이뤄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번 상임위에서는 다선의원들이 생각조차 못하는 참신한 아이디어성 질의도 초선들에의해 제기돼 간간이 눈에 띄었다. 보건복지위에서 黃圭宣의원(신한국당)은 최근 사회풍조가 되고있는 늦둥이 출산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金洪信의원은 여자화장실에도 콘돔자판기를 들이자 는이색주문도 했다. 또 컴퓨터전문가인 鄭鎬宣의원(국민회의)은 의정자료제출을 디스켓으로 대체해인력과 비용을 절감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일부초선의원들의 국무위원과 출석자들에 대한 과공(過恭)이 지적되기도 했다. 법사위 安商守(신한국당) 千正培의원(국민회의)등은 李時潤감사원장을 향해 존경하는 은사님 이라며 경의를 표했고 통상산업위의 李源馥의원은 같은 민주계출신 산하단체 사장들을 향해 사장님 이라는 호칭을 쓰는등 私的인 관계를 상임위활동까지 연장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상임위에서도 관계공무원들의 답변자료 작성을 위한 국회 대거출장사태라는 문제점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관심을 끈 환경노동위와 내무위 건설교통위등 현안이 집중된 핵심 상임위회의실 복도에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1백여명에 이르는 관계공무원들이 대거 출석, 정부청사를아예 여의도국회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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