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영수회담 거부 정국전망

입력 1996-07-17 14:48:00

"말싸움이 3金 '氣'대결로..."

남북문제등 정국현안을 논의한다 던 18,19일 연쇄 여야영수회담이 여야간의 말싸움 때문에 물건너 가게 됐다. 그냥 회담만 무산된게 아니라 서로 상대방 의원들을 국회윤리위에 제소하는 맞불 사태로까지 번졌다. 바로 15일 국회정치분야 대정부질의에서 행한 신한국당 李信範의원의 두야당총재에 대한 공격이 도화선이 됐다.

국민회의 자민련등 두 야당은 16일 저녁 韓光玉 金龍煥 양당사무총장 회담을 통해 李의원과 신한국당의 공식사과가 없을 경우 회담에 응할 수 없다 며 사과를 요구했다. 여당도 이에 질세라사과할 것도 문제될 것도 없다 며 사과요구를 일축했다. 더이상 말이 오고갈 여지를 없애버린 것이다. 한달여간의 파행 끝에 겨우 정상궤도에 올랐던 국회운영이 향후 정상적으로 굴러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는 것은 이번 여야 힘겨루기 가 개원협상 때보다 더욱더 3金씨의 氣싸움 성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양당 총장회담 직전 金大中 金鍾泌 두 총재들은전화통화를 통해 영수회담 거부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두 야당은 李信範의원의 15일 문제발언이 李의원 단독플레이는 아니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당에서 李의원을 향한 특별주문 이 있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바로 여권의 두 야당총재를 바라보는 기본시각이 李의원의 연설에 투영됐다는 인식이다. 두 총장도 이날 여당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李의원에게 兩金총재 비난발언을 사주했다 고 못박았다.

야권의 회담거부 배경에는 또한 이번 영수회담이 타이밍상 별로 얻을게 없다 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한다. 게다가 지난4월 영수회담 직후 여당의 당선자 영입이 시작돼 정국이 경색된 점도 야당을 움츠러들게 만든 원인이 됐다. 李洪九대표의 대야당사과라는 여야총무합의사항 불이행도 야권의 심사를 불편하게 만든 원인이 됐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李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폭발해버린 것이다.

한편 이날 사태가 이 지경으로까지 발전한데는 자민련의 선도적 역할 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한다. 국민회의는 오전까지 李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는 선에서 영수회담에는 응한다는 방침이었다.그러나 자민련의 강경분위기가 전해지고 총재간 전화통화에 이은 총장회담을 통해 자민련측과의콘크리트공조가 더 우선 이라는 입장아래 거부 쪽에 더 무게를 둔 자민련과 입을 맞추게 된 것이다.

한편 자민련의 강경입장에는 또 金大中총재보다 하루 늦게 열리는 金鍾泌총재와의 영수회담은 그만큼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한 여권의 반응은 화합을 통한 큰 정치를 하자는 뜻에서 추진한 영수회담을 야권이 생트집을 잡아 거부하는 이상 우리가 애걸복걸하지는 않는다 는 입장이다. 영수회담을 명분삼아 여권의 사과를 받아내려는 兩金의 정국주도권 장악기도가 깔려있다 는 것이 여당의 대야인식이다.따라서 여야의 新대치정국은 당분간 별로 나아질게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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