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

입력 1996-07-09 00:00:00

기대되는 專門人교수制

교육부가 사회 각계 전문직업인들을 대학 강단에 서게 하겠다고 밝힌 방침은 우선 사회 각계 전문 분야의 생생한 현장감이 대학에 전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다.이미 전국의 각 대학에서 체육인이나 문화예술인들이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강의를 시작, 학생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대학은 곧 이론이라는 말이 결코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이론만의 대학이 능사일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교육부가 올2학기부터 박사학위 취득이나 특별한 연구경력이 없는 전문인들에 대해서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교수 임용이 가능하도록 교수 사회의 문을 넓혀 놓았다.

연극영화과에 연극인이나 영화인들이, 체육학과에 프로선수들이, 어문학계열에 작가들이 강단에서는 것은 학생들에게 단순지식 아닌 체험적 지식을 전수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현재 문인으로는 작가 李문열, 尹흥길씨등이, 체육인으로는 왕년의 씨름선수였던 李만기씨가 이론과 실기를 강의중에 있다. 이밖에 꽤 파격적인 사례로는 한국 록음악의 창시자격인 申중현씨가모여자전문대학의 외래교수로 출강중이다.

申씨는 기악실습 기타실기등을 강의하고 있는데 고교를 중퇴했다는 점 때문에 얼마간 논란거리가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전문인들이 하고 있는 강의가 대학측의 기대치를 훨씬 넘어서고 있음은중요한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이 구체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실력을 우선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세부 채용절차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본다.

대학의 교수사회가 동문 선.후배나 사제관계등을 척도로 한 기득권 중심의 이기주의가 개선되지않는다면 전문인들의 설 땅은 없어진다.

본란은 대학의 교수채용 과정의 추문을 새삼 재론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억대의 돈을 재단에 미리 안겨주고 교수로 들어가는 일부 사립대학들이 있다는 소문을 교육부 당무자들도 충분히 들었을 것으로 본다.

교수 공개채용 광고는 형식요건일뿐 내부적으로 이미 대상자를 선정해 놓는 비리들이 도처에 있는 판에 교육부가 산뜻한 아이디어만으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위에서 고기를 구하는 것과진배없을 것이다.

올 2학기부터 이 제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공립대학에서부터 실험적으로 전문인들을 영입해 보기를 권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교수로서의 품위와 학식을 겸비한 사람들에 국한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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