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홍콩 귀속일 앞두고 축제분위기

입력 1996-07-01 14:31:00

중국대륙의 창구인 홍콩은 무역, 금융의 중심지 못지않게 言論의 천국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97년 이후에도 홍콩 언론이 지금과 같은 언론의 자유를 누릴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홍콩은 한 때 자본주의 세계의 소식이 중국으로 흘러들어 가고 통제된 중국사회의 소식이 외부로흘러 나오는 창구였다. 거리의 즐비한 신문 가판대에는 수십종의 신문과 잡지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구 6백30만의 도시에 등록된 신문만 64개, 잡지등 기타 정기간행물이 6백3종, 2개의 공중파 TV방송사(4채널), 4개의 라디오 방송사(15개 채널방송)가 공존하는 매스컴의 천국이다.

그러나, 홍콩의 언론들은 내년 이후에 찾아올 자신들의 운명을 예측하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다.이미 많은 매체가 親中성향의 논조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魯平이 美방송과의 인터뷰에서 97년 이후 홍콩의 언론은 2개의 중국이나 홍콩 및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할 것을 선동하는 보도를 해서는 안된다 고 말해 언론에 대한 중국당국의 강력한 통제를 예견케 하기도 했다.

홍콩과 북경 당국은 모두 홍콩 귀속일을 앞두고 각종 행사등으로 축제분위기에 싸여있다. 홍콩은식민지를 종식한다는 의미를 갖고, 북경당국은 주권을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가슴벅찬 반환일에대비하고 있다. 내년 7월 1일을 법정 공휴일로 제정, 오는 8월까지 각계인사 1천명으로 경축위 구성을 추진중에 있고 내년 6월30일부터 7월1일까지 각종 경축음악회, 축하공연, 불꽃놀이, 시가행렬, 전시회, 기념주화발행 등 10여개의 대규모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에서도 이미 전담기구를 설치해 놓고 있다.

현지에서는 반환기념식이 식민지 역사상 가장 화려하게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하에 이날을 보기위해 수많은 외국인들이 홍콩여행을 준비, 항공과 호텔이 예약러시에 시달리고 있고, 방송의 위성중계 예약과 함께 爆竹주문이 쇄도하는 등 경축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그러나, 홍콩반환일의 기념식을 놓고 中-英간에는 입장이 대립되고 있다. 마지막 식민통치국으로서 영광스러운 퇴장을 바라는 영국은 가능한 한 많은 국가의 고위인사를 참가시키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치를 것을 희망하고 있다. 영국은 이 행사를 많은 외국 보도진에게 공개하기 위해 옥외행사를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반면에 실내를 고집하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패튼 총독의 경축식 참석 여부를 두고도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한때 중국측 주장대로 주권이양식을 소규모로 개최한후 독자적인 축하행사를 가질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최근에는 李鵬중국총리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中-英간의 합의에 의한 주권이양식을성대하게 개최하고 패튼총독의 참석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해 홍콩의 주권이양식은 보다 성대하게 전세계인에게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北京.田東珪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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