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

입력 1996-06-22 14:56:00

현안 비켜가는 韓.日정상회담

韓.日정상의 濟州회담은 격식없는 노타이 콤비차림이지만 21세기를 함께 여는 새로운 전기가 될것같아 기대와 관심을 아울러 갖게 한다. 이번 회담은 2002년 공동개최가 확정된 월드컵축구가사실상 중신아비가 되어 마련된 만큼 양국이 서로 물고 있는 복잡미묘한 현안은 숫제 의제로 다루지 않거나 비켜 지나가기로 했다.

이번 濟州회담은 월드컵 회담 으로 그동안 여러가지 문제들로 서먹했던 한.일관계를 협조무드로되돌려 양국이 협력의 기틀을 다진다는데 큰 뜻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이번 회담에서는 日本의 역사인식문제.위안부 보상문제.어업협정문제.2백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문제등은 아예 정상회담의 의제로 올리지 않고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논의하되 그것도 변죽만 울릴 가능성이 높다.이 부분에서 한가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형식이 아무리 자유롭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자유스럽지 못하면 그것은 부자유에 가까운 억지라고 말할수 있다. 들춰보기 싫은 과거는 덮어둔채 화려한 미래를 위해 오늘만을 논의한다면 기초없는 건물이거나 마음을 싣지않은 염불에 다름아니다. 마음이 합일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동반협력은 불가능하다. 그런 상태로 동반자시대를 연다면일탈과 배반은 불원장래에 찾아오는 예정된 순서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이 한.일양국의 반목시대를 청산하고 협력의 시대를 진정으로 열 요량이면 일본총리의 역사인식문제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왜냐하면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는 보수우익의 대변자로 첫 방한이기 때문에 그의 과거사인식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독도문제.위안부문제와 어업협정 그리고 경제수역 선포를 비롯하여 심지어 北.日관계 개선문제까지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이 올바르다면 아무런 문제없이 쉽게 풀릴수 있기 때문이다.

하시모토총리는 통산장관시절 일본유족회 회장으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맨년 참배한 극우파이며 자신도 국회발언을 통해 일본이 선택한 침략전쟁이라 규정할수 없다 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경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정치성향과 역사인식 부담때문에 방한을 꺼려해온게 사실이며 우리정부도 이를 배려해 장소와 의전 그리고 의제에 큰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한.일양국은 여러가지 어려움속에서도 미래지향 이란 대명제를 위해 회담을 성사시킨 만큼 격의없는 형식에 맞춰 내용 또한 격의없이 진지하게 의논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풀어야 할 숙제들은더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게 빨리 풀어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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