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회담 어떻게 열리나

입력 1996-06-21 00:00:00

"'파격'...友好분위기 조성"

金泳三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日本총리는 정상회담차 18시간여 제주에 함께 있는동안 줄곧 노타이 콤비차림으로 만난다.

하시모토총리의 이번 訪韓이 비록 주말을 이용한 실무방문 (Working Visit)이기는 하지만, 공식정상회담에서조차 정장을 하지 않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그리고 22일저녁 金대통령 초청 만찬에서 양국 정상은 만찬사도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기로 했으며, 공동기자회견시 공동발표문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파탈 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나기로 한 것은 월드컵 공동개최를 통해 마련된 모처럼의 우호적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고자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장을 하고 공식회담을 하게되면 과거사와 독도, 어업협정및 배타적경제수역(EEZ), 무역역조등무거운 현안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보면 또다시 과거사에 발목을 붙잡히는 악순환을겪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음직하다.

어차피 이번 회담의 초점이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구호가 아닌, 진정한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 를 마련하는데 있다면 일단 韓日관계의 현주소를 솔직히 인정한 뒤 가벼운 것부터 시작하자는데 양측이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柳宗夏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합의되지 않는 것은 가방에 싸가지고 돌아가고,합의한 것은 시행하는 방식이 될 것 이라고 말한데서도 그런 분위기를 알 수 있다.

柳수석은 또 완전한 정상회담을 하고자 하면 상당한 부담이 있고 그때문에 정상회담이 자꾸 지연될 소지가 크다 고 파격 을 취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제주회담은 하시모토총리의 짧은 訪韓기간동안 최대한 많은 것들을 소화하기위해 일정을 짠것 역시 눈에 띈다.

정장을 하고 칵테일을 주고받으며 덕담을 나누는 격식 위주의 만찬이 아니라,양국 정상은 아예만찬사도 없이 국제정세와 세계경제등을 의제로 논의를 하게 된다.

또 일요일인 23일아침 조찬에서 두나라 정상은 통역만 배석시킨 채 한반도 4자회담과 北.日관계등에 초점을 맞추어 對北공조 문제를 집중 협의한다.

뒤이은 확대정상회담에서 金대통령과 하시모토총리는 성공적인 월드컵 공동개최를 위한 양국 정부의 협조방안을 비롯해 21세기를 앞두고 양국 청소년및 젊은 직장인들간 교류확대, 한일 공동역사 연구등을 의제로 협의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이 끝나면 공동기자회견이 이어진다. 그러나 두 정상은 공동발표나 공동선언과 같이 무거운 형식을 취하지 않고 각각 冒頭발언 을 한 뒤 취재진과 즉석에서 일문일답을 하는 것으로회담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하시모토총리의 韓日과거사에 대한 반성 과 사죄 발언 역시 공식적이 아니라 회견시 기자의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나올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번 濟州회담 뿐아니라 앞으로도 정상들이 수도가 아닌 휴양지나 古都등에서 만나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자주 활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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