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者노트

입력 1996-06-20 14:55:00

중진들은 많지만 국정을 책임질만한 의원은 없다여야대치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정치권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난이다. 특히 대권후보로 불리는 여권내 중진들의 최근 행보는 이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각자의 행보를 통해 대권을 향한 세불리기에 신경을 쏟는 모습은 보이지만 꼬인 정국을 풀겠다고 나서는 의원은 없다. 한마디로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다. 여권의 특성상 윗사람 낙점만을 의식하는 행동으로 이해는 할수 있다하더라도 해도 너무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열린 신한국당의 네차례 의원총회에서 대권후보들로 불리는 차기주자들은 꿀먹은 벙어리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5대국회는 열어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여권핵심의 강경입장에자기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李會昌의원이 이달초의총에서 한차례 여권의 등원과 퇴장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운을 뗀적은 있으나 그이후 아무런 변화가 없다.

당의 한 원로의원은 대권주자라면 국정을 책임지는 자세가 있어야 하는데 대권과 관련된 행보만하고 있다 며 이같은 사람들이 차기대권을 거머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고 되묻기도 했다.파행정국 와중에 보이는 이들 대권주자들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 이지만 행보는 천편일률적이다.대개가 대권경쟁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50대후보론을 거론하면서 바깥으로만 돌고 있는 朴燦鍾씨의 경우에는 그래도 원외인사라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다른 중진들은 파행국회와중에도 자신의세불리기에만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李漢東의원과 崔炯佑의원등은 사조직을 확대하는가 하면 공개강연회를 통해 대권관련 발언만 쏟아내고 있다. 金潤煥의원은 사전후보조정론등을 거론하면서 경북지역출신의원들을 중심으로 자파확대에만 골몰하고 있다. 金德龍정무장관도 마찬가지다. 여야관계의 매듭을 풀어야할 책임을 갖고있는 그가 고위당직자회의등에서는 여권핵심의 분위기를 의식해 강경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마지못해 여당일부에서 국회를 개원하기위한 영수회담 제안등이 나오고 있으나 이들의 대권행보에는씨도 안먹히고 있다.

욕설과 고함 몸싸움으로 계속되고 있는 15대국회는 이대로 임시회를 마무리할 것 같다. 당연히개원돼야할 국회조차 방치하고 있는 대권후보들에게 국민들이 보내는 시선은 따가울 수밖에 없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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